숲노래 책숲마실


한 사람씩 (2023.9.16.)

― 서울 〈악어책방〉



  마음을 기울이는 사람이 하나하나 늘면, 차분히 바뀔 만하지 싶습니다. 마음을 기울이는 사람이 하나하나 줄면, 차갑게 식으면서 잊히고 잃어버리고요. 우리 곁에서 자라는 풀꽃나무는 사람이 없더라도 스스로 돋고 자라서 씨앗을 맺고 열매가 굵습니다만, 사람이 따사롭고 즐겁게 바라보는 눈길과 손길을 뻗으면 한결 푸르면서 기쁘게 자라나게 마련입니다.


  어린이도 얼마든지 혼자 책을 읽거나 글을 쓸 수 있습니다. 어린이도 얼마든지 혼자 집일이나 살림을 맡아서 꾸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린이 곁에서 어버이나 어른이 동무하면서 함께 읽고 쓴다면, 함께 일하고 살림한다면, 어린이는 눈을 반짝반짝 밝히고 손빛도 야무지게 피어나요.


  서울 강서에 깃든 〈악어책방〉으로 마실하듯 찾아갑니다. 이곳에서 ‘함께노래(함께 말꽃을 피우면서 노래꽃을 나누기)’라는 자리를 꾸리기도 하지만, 마을책집이 깃든 마을 둘레를 거닐고 돌아보면서 “서울 한켠에는 바람이 어떻게 불고 햇볕은 어떻게 비추나?” 하고 헤아리기도 합니다. 비록 서울에서는 별빛하늘을 못 누린다고 하지만, 구름하늘이며 햇볕하늘은 누립니다. 비록 서울에서는 제비춤이나 꾀꼬리노래를 만나기 어렵다지만, 서울에서도 작은새노래를 귀담아들어요.


  마음을 기울이기에 가을노래를 듣습니다. 가을노래를 들으면서 가을하늘을 바라봅니다. 가을하늘을 그리면서 가을밤하늘에 돋는 가을별도 하나둘 마음에 담습니다. 모든 길은 한 발짝씩 떼면서 잇습니다. 모든 일은 한 손씩 얹고 보태고 이으면서 일굽니다. 한 땀씩 길어올린 다 다른 마음이 모이고 닿고 만나는 동안 새록새록 주고받는 말씨 한 톨도 곱게 퍼집니다.


  모든 하루는 새롭습니다. 모든 나날은 즐겁습니다. 아파서 울어도 새롭게 맞는 하루입니다. 넘어지고 슬퍼도 즐겁게 누리는 나날입니다. 낮이 흐르기에 밤이 찾아와요. 밤이 깊으니 낮이 환하지요.


  온누리는 여러모로 시끄럽고 어지럽다지만, 우리부터 스스로 마음이 시끄럽고 어지러운 탓일 만합니다. 온누리는 이래저래 싱그럽고 아름다운데, 우리부터 스스로 마음이 싱그럽고 아름답기 때문이라고 느껴요.


  먼저 나부터 고즈넉이 다스립니다. 다시금 나부터 고요히 되새깁니다. 언제나 나부터 사람빛을 찾아나섭니다. 나는 ‘작은씨’이지만 ‘좁은씨’는 아닙니다. 너는 ‘작은집’에 살지만 ‘좁은집’이 아니에요. 나는 나를 좋아하지 않고, 어느 누구도 안 좋아합니다. 나는 나부터 사랑하고, 모두를 사랑하려는 꿈입니다.


ㅍㄹㄴ


《모자문답집 2》(유이안·김민주, 포포포, 2023.7.26.)

《반짝반짝 반딧불이 춤춘다》(아드리앵 드몽/나선희 옮김, 책빛, 2023.7.30.)

#Lalumieredeslucioles #AdrienDemont

《도서관에서는 모두 쉿!》(돈 프리먼/이상희 옮김, 시공주니어, 2009.3.15.첫/2016.7.25.17벌)

#QuietTheresaCanaryintheLibrary #DonFreeman

There's a Canary in the Library (책숲에 새가 있어요)

《나도 캠핑 갈 수 있어!》(하야시 아키코/엄기원 옮김, 한림출판사, 2000.10.10.첫/2010.3.6.17.2판3벌)

#林明子 (1945∼) #はじめてのキャンプ (1984) (첫 숲밤)

- 《할아버지의 코트》(짐 아일스워스 글·바버라 매클린톡 그림/고양이수염 옮김, 이마주, 2015.11.5.첫/2020.11.10.9벌)

#MyGrandfathersCoat (2014) #BarbaraMcClintock #JimAylesworth

《깃털, 떠난 고양이에게 쓰는 편지》(클로드 앙스가리/배지선 옮김, 책공장더불어, 2015.7.23.)

#Plume lettre a un chat disparu (2001년) #ClaudeAnsgari

《안녕, 우리 집》(프랭크 애시/김서정 옮김, 그림책공작소, 2015.6.30.)

《마음이 담긴 선물》(다루이시 마코/이선아 옮김, 시공주니어, 2009.8.30.)

#垂石眞子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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