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6.8.14.


《친구 자판기》

 조경희 글·그림, 노란돼지, 2025.6.16.



볕날을 잇되 알맞게 덥다. 풀벌레와 매미가 노래를 베푼다. 고흥교육지원청은 다시금 ‘나가라(퇴거명령서)’는 글(등기우편)을 보내온다. 〈숲노래 책숲 1030〉을 받아서 글종이에 담아서 부친다. 큰아이하고 나래터에 갔고, 가볍게 저잣마실을 하고서 등허리를 쉰다. 집으로 돌아와서 씻는다. 빨래를 걷고서 저녁일을 추스른다. 구름이 몽실하게 모이니 이튿날에는 비가 오려나. 《친구 자판기》를 새삼스레 곱씹는다. 동무를 만나기 어려울 뿐 아니라, 놀이동무하고 무엇을 하며 즐거울는지 스스로 생각할 겨를이 없다고 하는 ‘요즈음 어린이’를 보자면 ‘동무 시킴판(자판기)’를 떠올릴 만하다. 돈을 넣고서 톡 누르면 통 튀어나오는 동무라면 얼마나 손쉬운가. 그래서 그림님은 ‘엄마 시킴판’에 ‘아빠 시킴판’도 그렸다. 설마 ‘아이 시킴판’까지 그릴는지 모르겠으나, 시키는 대로 툭툭 튀어나오기를 빈다는 뜻으로는 동무도 엄마아빠도 사랑으로 마주하는 길하고는 멀다. 예부터 모든 아이는 혼자 보내다가 문득 놀이를 지어내고 노래를 불렀다. 예부터 모든 어른은 혼자 그리다가 어느덧 살림을 지으면서 사랑을 찾았다. 돈과 이름과 힘을 몽땅 내려놓고서, 빈손과 빈몸과 빈터로 스스로 일구는 ‘동무랑 스스로’를 그릴 때라야 바야흐로 모든 굴레를 씻고 털면서 ‘동무랑 함께’라는 소꿉마당을 볼 수 있을 텐데.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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