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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페미니즘을
초등성평등연구회 지음 / 마티 / 2018년 5월
평점 :
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6.8.6.
인문책시렁 491
《학교에 페미니즘을》
초등성평등연구회
마티
2018.5.8.
보금자리는 배우는 자리이면서 살림으로 사랑하는 자리요, 생각이 샘솟는 노래자리에 놀이자리입니다. 푸른별 모든 곳에서는 보금자리가 배움자리였고, 살림자리이면서 생각자리에, 노래자리에 놀이자리였습니다. 오늘날에도 보금자리를 “모든 길을 열고 맺는 자리”로 삼는 사람이 많습니다만, 이제는 따로 ‘학교’라는 이름으로 배움자리를 열곤 합니다.
배움자리인 학교는 무엇을 해야 즐겁고 아름다울는지 헤아릴 노릇입니다. 어린배움터는 푸른배움터로 나아갈 디딤돌일까요? 푸른배움터는 열린배움터(대학교)로 올라갈 디딤돌인가요? 누구나 어린배움터를 마친 뒤에도 살림짓기를 넉넉히 할 수 있는 터전이어야 아름나라입니다. 누구나 푸른배움터를 마치고서 살림짓기를 즐겁게 할 수 있는 삶터여야 아름나라예요.
그러나 ‘초중고’라는 이름으로 불늪(대학입시)에 얽매인 우리나라입니다. 이러다 보니, 이름은 배움자리(학교)이되, 정작 “배우며 나누고 즐겁고 아름다워서 사랑스러운 자리”하고는 한참 멀기 일쑤입니다.
《학교에 페미니즘을》은 어느덧 배움자리하고 동떨어지는구나 싶은 어린배움터에서 여러 길잡이가 목소리를 내어서 어깨동무(페미니즘)를 배우고 가르칠 수 있어야 한다는 줄거리를 들려줍니다. 여태껏 ‘가부장권력·남아선호·사대주의·상명하복·위계질서’는 터럭만큼도 어깨동무이지 않습니다. 누구를 높이지도 낮추지도 않아야 배움자리입니다. 서로 나란히 서야 배움자리이면서 보금자리에 살림자리입니다.
함께 일하고 함께 쉬어야 보금자리입니다. 함께 배우고 함께 가르쳐야 배움자리예요. 어른만 가르치지 않아요. 어른은 “가르치는 길을 배우”면서 한결 어질게 무르익습니다. 아이는 배우기만 하지 않아요. 아이는 “배우는 길을 가르치”면서 뭇어른 곁에서 스스로 자랍니다.
차분하게 찬찬히 채운 책이라면 두고두고 되읽고 새기면서 곁에 둘 이야기숲을 이룹니다. 참하게 나누는 말 한 마디라면 오래오래 돌아보고 되뇌면서 스스로 북돋우는 말꽃입니다. 배움자리에는 ‘차분히 살피며 찬찬히 고른 책’을 두면서 이야기를 펴는 구실을 해야 할 테지요. 나중(대학입시)이 아닌 오늘(어린이)을 바라볼 곳이 어린배움터입니다. 푸른배움터도 나중(대학입시·취업)이 아니라 오늘(푸름이)을 바라볼 노릇입니다.
더 나은 사람과 책과 말이 없습니다. 마음을 나누는 사람과 책과 말이 있습니다. 더 나은 일자리나 돈이란 없습니다. 마음을 나누면서 함께할 일일 노릇이요, 이야기꽃을 피우면서 서로서로 돕고 이바지하기에 빛나는 돈입니다. 우리 어린배움터와 푸른배움터는 ‘외길’이 아닌 ‘함길(함께 걷는 길)’을 배우고 나눌 수 있기를 바라요. 무엇보다도 보금자리부터 ‘함길’로 ‘함살림’을 지으면서, 이러한 숨길과 손길을 배움자리로도 잇기를 빕니다.
ㅍㄹㄴ
많은 남성 유튜버가 여성 혐오 방송을 하지만 여성 유투버 중에서는 아무도 김윤태처럼 건방진 남자를 죽이러 가겠다고 뛰쳐나가는 방송을 하지 않는다. 18쪽
아이들은 3개월간 양성평등 유치원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부모는 가사노동을 나눠 하거나 성 고정관념에 따른 언행을 의식적으로 덜 하려고 애썼다. 또한 아이들의 선택을 존중하고, 아이들이 스스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도록 기다렸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결과는 놀라웠다. 33쪽
개개인이 더 잘 다룰 수 있는 지식이 따로 있는데 성별을 기준으로 활동을 제한하는 것은 사회적 낭비이기도 하다. 42쪽
나는 아름다움을 판단하는 기준은 아이들 자신이 아닌 어른인 내가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선생님이 보기에 너희는 예쁘니 화장할 필요 없어’라고 말한 꼴이지 않은가. 지금 생각하면 참 오만한 말이었다. 58쪽
지금까지 실패라고 생각했던 모든 상황은 내가 페미니스트여서가 아니라 교사이기 때문에 겪을 수밖에 없는 흔한 실패가 아니었을까. 어쩌면 실패도 아니었다. 83쪽
교사가 되기 전에 내가 상상했던 교실을 되돌아보면 내가 아이들을 얼마나 평면적이로 단순한 존재로 여겼는지 반성하게 된다. 95쪽
아이들 대화를 듣고 있으면, 아이들 사이에서 ‘다름’이 거의 인정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게 된다. 나와 다른 의견에 대한 ‘부정’, 그다음에는 ‘무시’가 이어지는 것이 다반사다. 99쪽
모두가 같은 차별을 겪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각자가 느낀 불편함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왜 불편했을지 서로의 입장에서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한 번으로는 어림도 없다. 10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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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페미니즘을》(초등성평등연구회, 마티, 2018)
부수적 또는 산발적으로 교육 효과를 불러일으키는 경험이나 활동을
→ 곁달리거나 가끔 가르칠 수 있는 일을
→ 덧붙거나 드문드문 얘기할 만한 일을
→ 딸리거나 어쩌다 익힐 수 있는 일을
7쪽
더 거칠게 말해 성별에 맞게 꿈을 말한 것 같았다
→ 그러니까 가시버시에 맞게 꿈을 말한 듯하다
→ 다시 말해 두갈래에 맞게 꿈을 말한 듯하다
14쪽
그에 비하면 간성의 존재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 그와 달리 사이는 거의 안 알려졌다
→ 그러나 깍두기는 거의 안 알려졌다
→ 그렇지만 가운꽃은 거의 안 알려졌다
25쪽
만장일치로 체육이라고 대답한다
→ 나란히 놀이라고 말한다
→ 다같이 뛰놀기라고 한다
→ 다함께 몸쓰기라고 한다
47쪽
다들 만세합창을 하며 좋아했다
→ 다들 두손들며 좋아했다
→ 다들 반겼다
→ 다들 기뻐했다
52쪽
나의 화장은 스무 살 넘은 여자가 화장을 하지 않고 외출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는 지적을 듣고 만들어진 습관이다
→ 나는 스무 살 넘고서 꾸미지 않고 나다니면 버릇없다는 말을 듣고서야 꾸민다
→ 나는 스무 살 넘고서 꽃바르지 않고 다니면 괘씸하다는 말을 듣고서야 꽃바른다
55쪽
“지금 그 말은 외모 평가야. 외모 평가는 잘못된 거야.”라고 일러주는 것이다
→ “그렇게 말하면 겉재기야. 겉을 재면 잘못이야” 하고 일러준다
→ “그런 말은 옷재기야. 옷재기는 잘못이야” 하고 일러준다
→ “그 말은 얼굴재기야. 얼굴재기는 잘못이야.” 하고 일러준다
→ “바로 그 말은 낯재기야. 낯을 재지 마.” 하고 일러준다
→ “그 말이 바로 몸재기야. 몸을 재지 마.” 하고 일러준다
60쪽
그 주동자를 가리키는 은어가 만들어질 만큼 꽤 일상화되어 있다
→ 끌어가는 이를 가리키는 뒷말이 있을 만큼 꽤 도사린다
→ 앞장서는 쪽을 가리키는 끼리말이 있을 만큼 꽤 퍼졌다
63쪽
단언할 수는 없지만 서열이라는 말로 설명할 수 있는 따돌림의 형태가 많은 것은 분명하다
→ 못박을 수는 없지만 으레 높낮이를 세워 따돌린다
→ 딱자를 수는 없지만 위아래로 따돌리기 일쑤이다
64쪽
무언가가 잘못되었음을 인식하는 것은 상황이 이쯤 이르렀을 때이다
→ 무엇이 잘못된 줄 느낄 때라면 이미 이만큼 일그러졌다
→ 뭐가 잘못된 줄 알아챌 때라면 벌써 이만큼 뒤틀렸다
→ 이미 이만큼 일그러진 뒤에라야 무엇이 잘못된 줄 느낀다
→ 벌써 이만큼 뒤틀린 뒤에라야 뭐가 잘못된 줄 알아챈다
70쪽
나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것이 아이들을 혐오의 길로 이끄는 것 같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 나 아닌 모두가 아이들을 거친길로 이끄는 듯했다
→ 나 말고 모두가 아이들을 사납길로 이끄는 듯했다
→ 나를 뺀 모두가 아이들을 궂은길로 이끄는 듯했다
→ 나만 빼고서 아이들을 더럽히는 듯싶었다
82쪽
작은 민원일 때 해결되지 않으면 불가해한 화학반응을 일으키며 완전히 다른 성격의 문제로 진화했다
→ 작은목소리일 때 풀지 않으면 덤불처럼 들끓으며 아주 다르게 간다
→ 작은일일 때 맺지 않으면 삐걱삐걱 부글거리며 사뭇 다르게 커간다
92쪽
동료 교사들과 모여 다과 시간을 가졌다
→ 또래 길잡이와 모여 수다를 했다
→ 동무 길잡이와 모여 낮짬을 누렸다
98쪽
대화를 나누다 나 혼자 불편함을 느낄 때면 그래서 더 외로워진다
→ 그래서 말을 나누다 나 혼자 거북할 때면 더 외롭다
→ 그래서 얘기하다 나 혼자 거슬릴 때면 더 외롭다
101쪽
몇 번이나 리허설을 거쳐 대형까지 완벽하게 정리한 상태로 무대에 올라
→ 몇 판이라 손을 맞춰 줄까지 빈틈없이 추스른 채 자리에 올라
→ 숱하게 해보면서 앞뒤까지 꼼꼼하게 맞춘 채 마루에 올라
118쪽
집안에서 누군가가 그 일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
→ 집안에서 누가 그 일을 맡는다
→ 집에서 누가 그 일을 한다
157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