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말 / 가난한 책읽기

미래학자 (+ 이병한/서해문집)



  ‘미래학자’라는 이름을 내걸면서 책도 쓰고 곳곳에서 말도 많이 하는 이병한 씨가 있다. 나는 이녁을 인천에서 책마루숲을 열고 나서 처음 만났고, 전남 고흥으로 옮긴 뒤에 새로 만났다. 그때에는 인천하고 고흥에서 수다꽃(강연)이 있어서 찾아왔기에 만난 셈인데, 어제(2026.7.31.) 어느 이웃님이 ‘청년돈 떼먹은 이병한’ 이야기가 새뜸(jtbc)에 나왔다고 알려주었다.


  나는 이병한 씨보다 나이가 많으니 나한테까지 ‘젊은돈’을 떼먹지는 못 했을 테지. 나는 가난집(빈민층)이라서 더더욱 나한테서 돈을 떼먹을 엄두는 내지 못 했을 테고.


  듣기좋게 쓰는 ‘미래학’이지 싶으나, 앞길을 말하고 싶으면 언제나 오늘 이곳을 일굴 노릇이다. 오늘 이곳을 일구려면 어제까지 어떤 삶이었지 되새길 일이다. 언제나 어제·오늘·모레가 하나로 잇는 물줄기로 흐르는 길을 사랑으로 마주하면서 손수 살림하는 하루를 살아내어야 ‘미래학·현재학·과거학’을 말할 수 있다. 다만, 입으로만 벙긋할 적에는 ‘학(學/학문)’은 될 터이나, 삶이나 살림이나 사랑하고는 멀다. 집안일을 도맡는 사내로 서면서, 아기를 손수 돌보는 어버이로 살아낼 때라야, 비로소 앞붓(미래학자)일 수 있다.


  중국을 지나치게 높이는 이병한 씨인데, 그동안 벌인 뒷짓이 드디어 터져나오는 즈음에는 미국에 있으며, 모든 길(연락)을 다 끊고 막는다고 한다. 손전화를 켠다. 이녁 이름을 지운다. 그나저나 ‘돈깨비(사기꾼)’가 쓴 글을 받아서 책으로 펴낸 곳은 돈깨비가 낸 책을 모두 끊을 수 있을까? 돈깨비가 낸 책으로 벌어들인 돈을 ‘돈을 떼먹힌 젊은이’한테 돌려줄 수 있을까? 젊은돈을 얼마나 떼먹었는지 알 노릇이 없다만, 여태까지 앞뒤가 다른 거짓질로 장사질을 해온 이가 쓴 책으로 거둔 길미를 젊은이한테 갚을 수 있을까?


  누리책집과 큰책집도 마찬가지이다. 누리책집과 큰책집은 ‘돈깨비 책을 팔아서 거둔 길미’를 뱉을 수 있는가? 돈깨비 책을 앞으로 언제까지 더 팔 셈인가? 돈깨비 책을 팔아대어 엄청나게 벌어들인 돈이 창피하다고 고개숙일 수 있을까?


  나무는 나이를 머금으면서 언제나 더욱 푸르게 바람을 일으켜서 온누리를 보듬는다. 거북은 나이를 머금으면서 언제나 더욱 깊게 물살을 가르면서 바닷빛을 둘레에 베푼다. 사람은 나이만 늘리는 늙은이로 서는가, 아니면 나이값을 어질게 하는 ‘어른’으로 땀흘리고 일하고 살림하면서 아이곁에서 착한길을 걸을 수 있는가. 그나저나 새뜸 한 곳(jtbc)은 ‘돈깨비’ 이병한 씨 이야기를 여러 날째 글로 다루지만, 입벙긋이라도 하는 다른 새뜸은 찾아보기 어렵다. 2026.8.1.흙.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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