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가녀장 家女長
가녀장의 시대 → 웃순이 나날 / 기둥으로 살다 / 빛바랜 삶 / 낡은길 / 종살이
가녀장이 가세를 일으킨다 → 웃가시내가 집을 일으킨다 / 대들보가 집안을 일으킨다
낱말책에 없는 ‘가녀장(家女長)’일 텐데, ‘가부장(家父長)’에 맞서려고 엮은 한자말이라고 할 만합니다. 그런데 한참 예전부터 ‘가부장’은 ‘가부장권력’이었고, 한집을 이루는 기둥이나 들보는 사내 한 사람일 수 없다고 여겼습니다. 숱한 사람이 땀흘려서 걷어낼 뿐 아니라, 일본스러운 꼰대말씨인 ‘가부장’까지 털어내는 나날입니다. ‘호주(戶主)’를 사내로 두던 틀을 없애면서 ‘호주제·가부장’은 아스라이 사라질 낡은 말씨입니다. 이렇게 낡고 판에 박히고 고약하고 구린 한자말씨를 흉내내어 굳이 ‘가녀장’처럼 써야 할는지 아리송합니다. 때로는 한 사람이 집안을 맡아서 살림을 꾸릴 수 있을 테지요. 이럴 때에는 ‘집길잡이·집안길잡이’나 ‘집안기둥·집기둥·집안들보·집들보’나 ‘대들보·들보·큰들보·기둥·말뚝’으로 고쳐씁니다. 이와 달리 가시내가 우쭐거리거나 웃질을 하는 얼개라면 ‘우쭐가시내·우쭐순이·웃가시내·웃순이’나 ‘가시내바라기·가시내바보·가시내를 높이다·가시내를 섬기다·가시내를 우러르다’로 고쳐씁니다. 지난날 고약한 틀을 판박이에 틀박이처럼 따라하는 모습이라면 ‘윗사람·윗내기·윗님·윗분·윗놈’이나 ‘틀박이·틀에 박히다·틀박히다·판박이·판에 박히다·판박히다’로 고쳐쓸 만합니다. ‘옛길살림·옛넋살림·옛멋살림·옛빛살림·옛얼살림·옛틀·옛날틀·옛적틀’이나 ‘굴레·꼰대·꼰대질·꼰대짓·꼿꼿하다’로 고쳐쓰고요. ‘종굴레·종노릇·종살림·종살이·종수렁’이나 ‘고리다·고린내·고린짓·고리타분하다·코리타분하다’로 고쳐써요. ‘곰팡·곰팡이·곰팡내·곰팡틀·구닥다리’로 고쳐쓰며, ‘구리다·구린내·구린짓·구리터분하다’나 ‘쿠리다·코리다·쿠린내·쿠린짓·코린내·코린짓’으로 고쳐쓸 만해요. ‘날다·날림·낡다·낡삭다·낡아빠지다·낡은것’이나 ‘낡은길·낡은버릇·낡은넋·낡은물·낡은틀·낡은사람·낡은이’로 고쳐쓸 수 있습니다. ‘너덜너덜·나달나달·너털너털·닳다·케케묵다·해묵다’나 ‘따분하다·몸서리·물리다·약비나다’로 고쳐쓰지요. ‘재미없다·지겹다·진저리·진절머리·질리다’나 ‘바보·바보같다·바보씨·바보짓·바보꼴·바보꿈’으로 고쳐씁니다. ‘바래다·빛바래다·빛잃다·뻔하다·슬다’나 ‘신물·시금물·시큼물·신물나다·씨나락 까먹는 소리·씻나락 까먹는 소리’로 고쳐써요. ‘어이없다·어처구니없다·얼척없다·어안벙벙·터무니없다·턱없다’로 고쳐쓰며, ‘우습다·우스개·우스꽝스럽다·우스갯짓·웃기다’나 ‘추레하다·추레짓·추레질·후줄근하다·후줄그레하다·호졸곤하다’로 고쳐써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가녀장이 가세를 통치하는 이야기를 잘 보고 있습니다
→ 들보로 집안을 다스리는 이야기를 잘 봅니다
→ 대들보로 집을 돌보는 이야기를 잘 봅니다
→ 꼰대로서 집살림을 맡는 이야기를 잘 봅니다
《우리 사이엔 오해가 있다》(이슬아·남궁인, 문학동네, 2021) 23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