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계단에서 도깨비가 신나는 책읽기 4
임정자 지음, 이형진 그림 / 창비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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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린이책 / 맑은책시렁 2026.7.19.

맑은책시렁 370


《어두운 계단에서 도깨비가》

 임정자 글

 이형진 그림

 창비

 2001.5.10.



  언제부터 엄마아빠라는 자리에서 아이를 때렸을까 하고 돌아보면, 그리 오랜 일이 아니라고 느낍니다. 나라에서 섬김길(유교)을 세운 무렵부터 아이는 고분고분 어른을 따라야 한다고 윽박질렀고, 어른을 따르지 않는 아이한테 손찌검을 해야 한다는 말을 퍼뜨렸습니다.


  섬김길이라고 하는 고약한 위아래를 세우지 않던 지난날에는 ‘내리사랑·치사랑’이라는 오래말이 있습니다. 어버이도 아이를 사랑하고, 아이도 어버이를 사랑하는 길이 바로 ‘집길’이요 ‘살림길’입니다. 우리는 그만 임금님이라는 굴레가 선 뒤부터 넋을 잃었다고 할 만합니다.


  2001해에 나온 《어두운 계단에서 도깨비가》를 그무렵에도 읽다가 내려놓았고, 2026해에 새삼스레 읽다가 다시 내려놓습니다. 우리는 어른이나 어버이로서 무슨 이야기를 남겨야 어른스럽고 어버이다울까요? 우리는 오늘 아이곁에서 어떻게 사랑을 지피고 사랑씨앗을 심어야 아름다울까요?


  아이는 때리거나 못난 ‘엄마아빠’한테서 달아나려고 태어나지 않습니다. 엄마아빠는 ‘아이’를 때리거나 들볶거나 괴롭히거나 쳇바퀴에 가두어 불늪(입시지옥)에 몰아넣으려고 낳지 않습니다. 아이도 어버이도 ‘사람길’을 잊은 판입니다. 사람길을 잊은 모습을 하나하나 그리더라도 이러한 민낯을 사랑으로 어떻게 풀어낼 적에 비로소 사람길인지 밝혀야 하지 않을까요?


  놀이도 살림도 일도 이야기도 마음도 꿈도 사랑도 씨앗도 동떨어진 채, 가볍게 이렇게 부딪히고 저렇게 다투다가 슬그머니 붓을 떼는 얼거리는 더없이 아쉽습니다.


ㅍㄹㄴ


그날 이후 엄마는 남수를 가끔 때리는 엄마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남수는 늘 맞지 않는 아이가 되었습니다. 24쪽


할아버지 눈에 눈물이 어렸어요. 나는 뭐라 말해야 할지 몰랐어요. 할아버지와 이대로 헤어진다는 게 안타깝고 또……. 하지만 어쩔 수 없었어요. 고맙다는 인사만 겨우 하고 난 부랴부랴 그 자리를 떠나야 했어요. 56쪽


“어휴, 그냥 사탕만 먹으면 어떻게 해. 해님 달님 놀이를 해야지.” 수민이는 화가 났습니다. “돠 머쿠 화자(다 먹고 하자).” 76쪽


+


《어두운 계단에서 도깨비가》(임정자, 창비, 2001)


생각해 보니 작년에도 그랬어요. 벚꽃 축제다 진달래 축제다 하며

→ 그러고 보니 지난해도 그랬어요. 벚꽃잔치다 진달래잔치다 하며

→ 가만 보니 지난해도 그랬어요. 벚꽃놀이다 진달래놀이다 하며

6쪽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는데

→ 여기저기 보는데

→ 두리번거리는데

20


우주선이 고장 나는 바람에 지구에 불시착했다가 아버지를 만나게 되었다죠

→ 누리배가 맛가는 바람에 푸른별에 꽈당했다가 아버지를 만났다지요

→ 별배가 망가지는 바람에 파란별에 떨어졌다가 아버지를 만났다지요

26쪽


누군가가 턱 뛰어내렸습니다

→ 누가 턱 뛰어내립니다

81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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