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편린 片鱗


 기억의 편린들이 떠오르다 → 조각조각 떠오르다 / 옛생각이 살며시 떠오르다

 과거의 편린들이 → 지나온 자락이 / 지나온 끝자리가

 추억의 편린 → 떠올린 하나 / 되새긴 토막

 일상의 편린들이 모여 → 삶이 살짝살짝 모여 / 하루가 작게 모여


  ‘편린(片鱗)’은 “한 조각의 비늘이라는 뜻으로, 사물의 극히 작은 한 부분을 이르는 말”이라고 합니다. 아주 작은 조각을 가리킨다는 한자말 ‘편린’이니, 말 그대로 ‘조각’이라는 우리말을 쓰면 됩니다. 국립국어원 낱말책은 우리말 ‘조각’을 “한 물건에서 따로 떼어 내거나 떨어져 나온 작은 부분”이라고 풀이합니다. ‘조각 = 작은 것’이라지요. 그러니까 ‘편린’을 “아주 작은 조각”이라고 풀이하면 겹말풀이입니다. 이러구러 보면, ‘비늘·비늘조각’이나 ‘조각·조각꽃·조각빛·조각놀이·하나·하나꽃·한·한조각’으로 고쳐씁니다. ‘조그맣다·조그마하다·쪼그맣다·쪼그마하다·쪼꼬미·짜리몽땅’이나 ‘작다·잔-·작은·작게·작디작다·작다리·작은것·자그맣다·자그마하다·작달막하다’로 고쳐쓰고요. ‘곳·대목·자락’이나 ‘동강·동강이·동강꽃’으로 고쳐써요. ‘토막·토막토막·토막꽃·토막나다’나 ‘먼지·티·티끌’로 고쳐써도 어울립니다. ‘구석·구석빼기·귀·귀퉁이’나 ‘끄트머리·끝·끝자리·끝자락·모서리’로 고쳐쓸 수 있어요. ‘대팻밥·톱밥·밥’이나 ‘손톱만큼도·실낱같다’나 ‘검불·검부러기·지스러기·지저깨비·지푸라기·짚풀’로 고쳐쓰면 돼요. ‘보풀·부풀·보푸라기·부푸러기·부스러기’로 고쳐쓰지요. ‘살며시·살몃살몃·살랑살랑·살포시·살짝·살짝살짝·살짝궁·사부작’이나 ‘스리슬쩍·슬그머니·슬그니·슬그미·슬금슬금·슬며시·슬몃슬몃·슬쩍·슬쩍슬쩍·슬쩍궁’으로 고쳐쓸 수 있습니다. ㅍㄹㄴ



비극의 편린을 무수히 엿볼 수 있다

→ 슬픈 곳을 숱하게 엿볼 수 있다

→ 슬픈 대목을 잔뜩 엿볼 수 있다

→ 아픈 비늘을 그득히 엿볼 수 있다

→ 쓰라린 티를 끝없이 엿볼 수 있다

《나는 왜 불온한가》(김규항, 돌베개, 2005) 45쪽


내 기억의 편린 한 조각만 남는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 내 마음 한조각만 남는다면 이대로 넉넉하다

→ 나는 마음 끝자락만 남는다면 그대로 기쁘다

《별 다섯 인생》(물만두 홍윤, 바다출판사, 2011) 46쪽


내 중고등학교 시절이 자꾸만 회상된 편린들이다

→ 푸른배움터 무렵이 자꾸만 떠오른 한조각이다

→ 푸른자리 무렵이 자꾸만 떠오른 모서리이다

《헛디디며 헛짚으며》(정양, 모악, 2016) 5쪽


두들겨 맞은 그 조그만 편린이 없었더라면

→ 두들겨 맞은 그 조그만 조각이 없었더라면

→ 두들겨 맞은 그 조그만 먼지가 없었더라면

《모두의 노래》(파블로 네루다/고혜선 옮김, 문학과지성사, 2016) 530쪽


그림에 흩뿌려진 물감처럼 지울 수 없는 하나의 무늬가 되어 기억 속 편린으로 남는다

→ 그림에 흩뿌린 물감처럼 지울 수 없는 무늬로 남는다

→ 그림에 흩뿌린 물감처럼 지울 수 없는 비늘로 남는다

→ 그림에 흩뿌린 물감처럼 지울 수 없는 조각으로 남는다

→ 그림에 흩뿌린 물감처럼 무늬가 되어 마음에 남는다

《우리라도 인류애를 나눠야지》(천둥, 초록비책공방, 2023) 5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