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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짱의 연애 ㅣ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3년 7월
평점 :
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6.7.14.
까칠읽기 134
《수짱의 연애》
마스다 미리
박정임 옮김
이봄
2013.7.22.
짝을 맺는 길은 ‘짝맺기’이다. 짝을 지으니 ‘짝짓기’이다. 짝을 맺거나 짓더라도 사랑이라고는 여기지 않는다. 사랑을 할 적에는 오롯이 ‘사랑’이라 할 뿐이다. 사랑을 하면서 짝을 맺거나 짓기도 하지만, 사랑을 하기에 한결같이 돌아보고 헤아리면서 한빛인 마음으로 살아가기도 한다.
《수짱의 연애》는 “수씨 짝맺기”라는 줄거리를 들려준다. 한글판은 그냥 ‘수장(す-ちゃん)’이라 적는데, ‘짱(ちゃん)’은 일본말이다. ‘수’라는 이름에다가 귀염말씨인 ‘-짱’까지 그대로 붙여서 쓸 수도 있으나, 일본말로 일본이웃을 만나는 자리가 아니라면, 한글판으로 내놓는 자리에서는 다시 짚을 노릇이다. “-의 연애”도 이미 일본말씨이다.
그러면 온통 일본말씨인 “수짱의 연애”는 어찌 옮겨야 어울릴까?
우리 스스로 곱씹어야지. 사랑은 늘 하나이지만, 사랑을 이루는 빛은 사람마다 다르다. 사랑은 하나이되 사람마다 다르게 이 빛을 알아보고 눈뜨며 나누게 마련이다. 이웃말은 하나이되, 이 이웃말을 어떻게 우리 삶자리에 녹이고 풀어서 나누느냐 하는 길도 사람마다 스스로 짓는 말살림에 따라서 새롭게 피어날 만하다.
짝을 맺고 싶으면 짝맺기를 하면 된다. 요즘으로 본다면 ‘남자친구·여자친구’를 사귀면 된다. 사랑을 하고 싶으면 사랑을 하면 된다. 그저 ‘사랑’일 적에는 겉몸이나 겉모습이나 나이나 돈이나 이름값을 아예 안 쳐다본다.
그런데 예부터 짝맺기(연애·결혼)를 할 적에는 먼저 ‘사랑’에 눈을 뜨려고 했다. 사랑에 눈뜨지 않은 채 섣불리 짝맺기를 하다가는 철없이 구는 줄 알았다. 사람살림이 깨어난 뒤로는, 아이가 철들어 어른으로 듬직하게 서는 길에 사랑을 알아차리면서 밝게 눈빛을 틔운다고 여겼다. 사랑으로 눈빛을 틔운 뒤에라야 ‘짝짓기(짝을 지어서 보금자리를 짓기)’를 하기에 사람으로서 반짝인다고 보았다.
오늘날은 그냥그냥 ‘연애·결혼’ 같은 일본스런 말씨를 쓰기는 하되, 막상 ‘맺음·지음’뿐 아니라 ‘사랑’마저 멀기 일쑤이다. 길을 찾아나선다든지, 사랑에 눈을 뜬다든지, 맺음과 지음이 삶에서 어떤 빛인지 헤아리는 줄거리가 없구나 싶은 《수짱의 연애》이다. “독신여성 자아실현 및 위로위안” 같은 이름을 붙이는 듯한데, 스스로 사랑을 바라보려 하지 않고서 ‘나찾기(자아실현)’를 할 수는 없겠지. 모든 나찾기는 ‘나사랑’에서 비롯한다. ‘나좋음’이 아니라, ‘나싫음’도 아니라, 오늘 이곳에서 하루를 짓고 맺는 내가 어떤 숨빛인지 들여다보는 곳에서 길을 열고서 날갯짓을 펼 테지.
그나저나 ‘아이’를 이렇게 대놓고 싫어하는 줄거리를 그려도 되나? 서른 살이건 마흔 살이건, ‘오늘 먹은 나이’일 뿐, 그린이 스스로도 ‘아이’로 자랐는데 말이다. 아이는 ‘다뤄’야 하지 않는다. ‘아이를 다루는 길’이란 있을 수 없다. ‘아이사랑’이어야 할 뿐이다. 아이를 사랑하지 않고서 ‘다루려’ 하니까 온갖 말썽과 잘못과 사달이 난다. 내가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라면, 아이를 다루려는 허튼짓은 모두 사라지면서 ‘아이랑 놀며 웃는 하루’를 짓게 마련이다.
아이는 어른을 일깨우고 가르친다. 아이는 어른이 저(아이)랑 어떻게 놀고 얘기하면 되는지 차근차근 일깨우고 가르친다. 그저 아이곁에 서서 아이가 들려주는 길을 가만가만 배우면 된다.
ㅍㄹㄴ
“나는 주변에 애들이 없어서 다루는 방법은 잘 몰라.” “나도 그래요. 돌도 안 된 애기는 보는 것만으로도 무서워요.” “맞아, 맞아!” “왜∼ 친구가 애기를 낳아서 축하해주러 가면 말이야, 친구가 안아봐도 된다고 애를 건네주는데, 사실 그런 거 내키지 않아.” … “근데 사람들이 막 호들갑떨면서 아이를 좋아한다고 어필하는 이유는 대체 뭘까.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서 그러는 건가.” 20, 21쪽
“아이가 없다는 건, 첫손자 축하파티도 없다는 것이고, 거기다가 내 집 장만 집들이도 없겠지. 그렇다는 건, 주연급으로 부조금을 받는 건 자신의 장례식뿐?” 25쪽
“유우는 역시 먹지 않았어요.” “즐거워 보였어, 유우도. 괜찮지 않아? 일단은 그걸로!” 54쪽
“누군가에게 그쪽 길은 실패였어, 그렇게 보이는 게 무서운지도.” 103쪽
#益田ミリ #す-ちゃんの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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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짱의 연애》(마스다 미리/박정임 옮김, 이봄, 2013)
어렸을 적 식습관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을지도
→ 어릴적 밥버릇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을지도
→ 어릴적 밥차림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을지도
7쪽
먹는다는 것은 큰다는 것이었습니다
→ 먹는 일은 크는 일입니다
→ 먹으며 큽니다
→ 먹으면서 큽니다
→ 우리는 먹으며 큽니다
7쪽
자전거만 타도 ‘앉았다∼’ 하는 편안함이 느껴져
→ 두바퀴만 타도 ‘앉았구나!’ 하며 느긋해
→ 두바퀴만 타도 ‘앉았다!’ 싶어 아늑해
→ 두바퀴만 타도 ‘앉았네!’ 싶어 가벼워
8쪽
어라포(어라운도 포티around 40의 준말인 일본식 조어로 40대 전후의 미혼 직장여성을 말함. 일본판 골드미스)니 어쩌니 그럴 듯한 말로 포장하지만
→ 마흔 언저리니 어쩌니 그럴듯한 말로 꾸미지만
→ 곧 마흔이니 어쩌니 그럴듯하게 감싸지만
23
그런 기분이 드는 것은 왜일까
→ 왜 그렇게 느낄까
→ 왜 그처럼 여길까
26쪽
자신의 존재를 온몸으로 어필하고 있는 것 같아
→ 나를 온몸으로 말하는구나 싶어
→ 스스로 온몸으로 밝히는 듯해
31쪽
수분은 충분히 섭취하게 하니까
→ 물은 잘 마시라고 하니까
→ 물은 잘 먹이니까
35쪽
인기녀는 이럴 때 어떻게 하지?
→ 꽃순이는 이럴 때 어떻게 하지?
→ 사랑꽃은 이럴 때 어떻게 하지?
83쪽
매상 올려주셔서 고맙습니다
→ 팔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 사 주셔서 고맙습니다
95쪽
아∼∼∼∼ 보류 버튼이 점점 늘어가는 것 같아
→ 아아아아아, 미룸단추가 자꾸 늘어가
→ 아! 나중단추가 차츰 늘어가
128쪽
오늘부로 이곳을 그만두게 되었거든요
→ 오늘부터 이곳을 그만두거든요
→ 오늘 이곳을 그만두거든요
134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