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논하다 論


 인생을 논하다 → 삶을 얘기하다 / 삶을 말하다 / 삶을 읊다

 국내외 정세를 논하면서 → 나라 안팎을 풀면서

 시비를 논하다 → 옳고그름을 짚다 / 옳고그름을 따지다

 남의 잘못에 대해 논하기 전에 → 남이 한 잘못을 밝히기 앞서


  ‘논하다(論-)’는 “1. 의견이나 이론을 조리 있게 말하다 2. 옳고 그름 따위를 따져 말하다”를 뜻한다고 합니다. 우리말로는 ‘말하다’를 ‘論하다’ 같은 외마디 한자말로도 적는 셈입니다. 이모저모 헤아려서 ‘오가다·오고가다·주고받다·주거니받거니·오거니가거니·가거니오거니’나 ‘얘기·얘기하다·이야기·이야기하다·이바구’로 고쳐씁니다. ‘이르다·이른바·이를테면·일테면·이러쿵저러쿵·요러쿵조러쿵·읊다·읊조리다’나 ‘말·말꼴·말붙이·말하다·밝히다·밝힘·밝힘말·밝힘글’로 고쳐써요. ‘보다·살펴보다·살펴두다·살펴놓다·살피다·삼다·헤아리다·헤다’나 ‘생각·생각나다·생각하다·생각꽃·생각꽃씨·생각씨·생각씨앗·생각그림’으로 고쳐쓰고요. ‘까다·까밝히다·까뒤집다·나불거리다·나발·나불대다·너불대다’나 ‘들다·들리다·들려주다·들추다·가라사대·가로다·가리다’로 고쳐쓸 만합니다. ‘하다·해놓다·해대다·해두다·해주다·해오다’나 ‘따따부따·따지다·미주알고주알’로 고쳐쓰면 돼요. ‘떠들다·떠들썩하다·떠벌리다·떠버리·떠벌이다’나 ‘왁·왁왁·왁왁거리다·왁자그르·왁작·왁작왁작·왁자지껄·왁자하다’로 고쳐써도 어울립니다. ‘같이하다·함께하다·나누다’나 ‘다루다·다룸글·다투다·짚다·짚어보다’로 고쳐쓰고요. ‘풀다·풀리다·풀어내다·풀어보다·풀어놓다’나 ‘한마디·한마디하다·한마디로’로 고쳐쓸 수 있습니다. ㅍㄹㄴ



몇몇 단원이 함께 사후대책을 논하였다

→ 몇몇 모둠이가 뒷일을 얘기하였다

→ 몇몇이 함께 어떡할지를 살폈다

《民族語의 將來》(김민수, 일조각, 1985) 201쪽


사랑을 논할 자격이 없어요

→ 사랑을 말할 깜냥이 없어요

→ 사랑을 말할 만하지 않아요

→ 사랑을 말할 수 없어요

《나도 때론 포르노그라피의 주인공이고 싶다》(서갑숙, 중앙엠엔비, 1999) 272쪽


구체적으로 논할 때

→ 하나하나 말할 때

→ 낱낱이 볼 때

→ 꼼꼼히 이야기할 때

《아프리카의 역사》(존 아일리프/이한규·강인황 옮김, 이산, 2002) 230쪽


그는 지행일치(知 行 一致)의 교육을 논했다

→ 그는 말삶하나를 가르치자고 했다

→ 그는 한넋을 가르치자고 말했다

《송건호전집 12》(송건호, 한길사, 2002) 298쪽


이 문제를 논했는데

→ 이 대목을 말했는데

→ 이 일을 얘기했는데

→ 이 일을 살폈는데

→ 이를 다뤘는데

→ 이를 따졌는데

《전쟁인가 평화인가》(오다 마코토/양현혜·이규태 옮김, 녹색평론사, 2004) 44쪽


한자로 시를 읊고, 한자로 국가를 논하였다

→ 한자로 시를 읊고, 한자로 나라를 말하였다

→ 한자로 시를 읊고, 한자로 나라를 따졌다

→ 한자로 시를 읊고, 한자로 나라를 얘기했다

《한글의 탄생》(노마 히데키/김진아·김기연·박수진 옮김, 돌베개, 2011) 225쪽


고아가 된 형제들의 운명에 대해 논하고 있다

→ 외톨이가 된 언니동생 삶을 이야기한다

→ 외톨박이가 된 집또래 삶길을 들려준다

《도스또예프스끼 평전》(E.H.카/권영빈·김병익 옮김, 열린책들, 2011) 29쪽


그만큼의 수고와 품질을 논하는 것은 ‘돈벌이가 안 되는’ 일이었다

→ 그만큼 들일 땀과 품결을 말하기엔 ‘돈벌이가 안 되는’ 일이었다

《테즈카 오사무 이야기 3》(반 토시오·테즈카 프로덕션·아사히신문사/김시내 옮김, 학산문화사, 2013) 34쪽


지금은 서군이냐 동군이냐를 논하고 있지 않은가

→ 이 자리는 하늬냐 샛녘이냐를 다루지 않는가

→ 여기는 하늬쪽이냐 샛쪽이냐를 따지지 않는가

《눈의 고개·검의 춤》(이와아키 히토시/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14) 5쪽


담배가 흡연자에게 끼치는 영향을 논했는데

→ 담배가 피움이한테 끼치는 길을 말했는데

→ 담배를 피면 어떻게 되는가를 따졌는데

《신들의 연기, 담배》(에릭 번스/박중서 옮김, 책세상, 2015) 96쪽


지금 우리가 논하고 있는

→ 오늘 우리가 이야기하는

→ 오늘날 우리가 다루는

→ 이제 우리가 말하는

《그림자 노동》(이반 일리치/노승영 옮김, 사월의책, 2015) 127쪽


자주 구사하는 구어체 자체가 언어 능력을 줄이는 게 아니라, 그것의 섬세함을 제대로 논해 볼 수 없는 환경이 언어 능력을 줄이는 것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자주 쓰는 입말 때문에 말힘이 줄어들지 않고, 말결을 찬찬히 짚을 수 없는 터전 때문에 읽고쓰는 힘이 줄어드는 줄 느낄 수 있다

→ 자주 보여주는 살림말 탓에 읽는힘이 줄지 않고, 읽눈을 곰곰이 다룰 수 없는 나라 탓에 글눈이 줄어드는 줄 느낄 수 있다

《만화가 담아내는 세상》(김낙호, 학교도서관저널, 2015) 18쪽


세상을 논하는 하나의 방식이며

→ 온누리를 말하는 한 가지이며

→ 삶을 밝히는 한 갈래이며

→ 삶터를 이야기하는 길이며

《진정성이라는 거짓말》(앤드류 포터/노시내 옮김, 마티, 2016) 21쪽


새벽까지 술을 마시면서 만화에 대해 논했습니다

→ 새벽까지 술을 마시면서 그림꽃을 얘기했습니다

→ 새벽까지 술을 마시면서 그림꽃을 따졌습니다

《그리고, 또 그리고 4》(히가시무라 아키코/정은서 옮김, 애니북스, 2016) 124쪽


비밀창고에서 예술을 논하는 동안에도

→ 숨은칸에서 멋을 말하는 동안에도

→ 숨은칸에서 멋꽃을 읊는 동안에도

→ 숨은칸에서 아름길을 따지는 동안에도

→ 숨은칸에서 살림꽃을 떠드는 동안에도

《그 쇳물 쓰지 마라》(제페토, 수오서재, 2016) 89쪽


문학과 철학을 논하던 장소로

→ 글과 넋을 말하던 곳으로

→ 글과 넋빛을 떠들던 곳으로

→ 글과 숨결을 얘기하던 곳으로

→ 글과 생각을 나누던 곳으로

《헤밍웨이를 따라 파리를 걷다》(김윤주, 이숲, 2017) 32쪽


네놈을 상대로 매국노니 변절자니 논하는 것 자체가 우스운 짓거리니까

→ 네놈한테 나라팔이니 등돌렸니 따지자니 우스운 짓거리니까

→ 네놈한테 나라버림이니 갈아탔니 다투자니 우스운 짓거리니까

《사자여 새벽을 노래하라 7》(이현세, 학산문화사, 2019) 45쪽


이상기후에 관해 논하자면

→ 막날씨를 말하자면

→ 널뜀날씨를 얘기하자면

→ 바뀐날씨를 들자면

《2050 거주불능 지구》(데이비드 월러스 웰즈/김재경 옮김, 추수밭, 2020) 127쪽


이 문구에 대한 좀더 구체적인 내용은 184쪽에서 자세히 논해 보기로 하자

→ 이 글월은 184쪽에서 좀더 낱낱이 짚기로 하자

→ 이 글은 184쪽에서 좀더 꼼꼼히 다루기로 하자

《내가 좋아하는 것들, 그릇》(길정현, 스토리닷, 2025) 6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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