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참기까지
속으로 참하게 받아들일 적에 ‘참다’라고 해. 억지쓰거나 힘쓰는 일은 ‘참다’하고 멀어. 남하고 견주듯 받아들이는 ‘견디다’도 다르지. 둘레에서 무엇이 일어나거나, 남이 무엇을 일삼거나 저지르든 남을 안 쳐다보면서 스스로 차분히 다스리는 길이 ‘참다’야. 누가 시켜서 한다면 ‘참다’하고 멀어. 남이 보아주기 바라는 티를 내도 ‘참다’하고 멀어. 오직 네(내)가 너(나)로서 오늘 이곳에 고스란히 서려는 길이기에 ‘참다’야. 누가 무어라 떠들거나 말거나 안 휩쓸리는 매무새인 ‘참다’란다. 누가 시키기에 끝까지 붙들려고 하는 ‘견디다’이고, 남이 보는 눈을 느끼는 ‘견디다’야. 휩쓸리는 한복판에 잠긴 수렁인 ‘견디다’야. ‘참’을 적에는 “내가 누구인지” 돌아보고 생각한단다. 남이나 딴곳이 아닌, 제 속빛을 들여다보면서 스스로 기운을 차리는 길인 “참다”야. 남한테 자꾸 눈길을 빼앗기기에 ‘견디’려고 해. 손가락질이나 화살이나 시샘이나 미움을 견디려 하지. ‘나’하고 ‘너’는 ‘빛’으로 ‘하나’인 줄 알아보면서, 나란히 ‘참하’게 서고 ‘착하’게 만나려는 몸짓인 ‘참다’야. 그래서 “불(화)을 참다”라 할 적에는, 마음에 불씨가 아닌 풀씨를 두면서 스스로 푸르게 풀리는 길을 가. “불(화)을 견디다”라 할 적에는, 이글거리는 미움과 시샘을 다 마주하고 받으면서 아프고 다치더라도 끝까지 간다는 몸짓이야. ‘견딜’ 적에는 사랑이 없는 몸부림이라 할 수 있어. 외롭거나 쓸쓸해도 꾹꾹 누르거나 닫으면서 견디려 하지. 누구나 혼자일 수 없이 푸른별에서 온숨결이 어울리는 줄 알기에, 가만히 참고서 지켜보면, 언제나 스스로 찬찬히 풀고 맺고 이으면서 살아나. 견딜 적에는 얼른 끝나기를 조마조마하게 기다려. 참을 적에는 하나하나 녹이고 풀면서 서로 나란하게 피어날 길을 바라봐. 예부터 “참고 참고 참으면 사람이 된다”고 여겨. 참하고 착하고 채울 줄 알 적에 나누고 베풀거든. 2026.6.27.흙.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열두 달 소꿉노래》,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