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영어] 라쿠나lacuna
라쿠나 : x
lacuna(포르투갈말) : 1. 탈락(脫落). 탈자(脫字). 탈문(脫文). 결문(缺文) 2. 결함. 부족 3. 틈. 빈틈. 작은 공간. 해부 와(窩). 소구(小溝). 식물 작은 구멍(小孔)
らくな(樂な) : 편안한
лакуна(러시아말) : 열공(裂孔), 소와(小窩), 공극, 빈틈
포르투갈말이나 러시아말이라는 ‘lacuna’라지요. 영어로 치자면 ‘gap’과 닮는다는데, 우리는 우리말을 쓸 노릇입니다. 포르투갈말도 러시아말도 영어도 일본한자말도 아닌 우리말 ‘틈·틈바구니·틈새·틈새자리·틈자리’나 ‘사이·사잇자리·사잇터·샛자리·샛터’로 고쳐씁니다. ‘샅·사타구니·사타귀·사타리’나 ‘짬·춤·허리춤’으로 고쳐써요. ‘비다·빈·빔·빈짓·빈자리·빈곳·빈데·빈꽃·빈눈·빈구멍·빈구석’으로 고쳐쓸 만합니다. ‘각단·갈피·골·금·실금·가는금·아귀·얼마’나 ‘갈라서다·갈라지다·갈리다’로 고쳐쓰고요. ‘다르다·다른·다른별·다른꽃·다른결·다른갈래·다른빛’이나 ‘멀다·머나멀다·멀어지다’로 고쳐써도 어울립니다. ‘바라지다·벌어지다·벌이다·빠지다’나 ‘기울다·기울이다·기우뚱·기우듬·치우치다’로 고쳐쓸 수 있어요. ‘쏠리다·쏠림·외쏠림·외쏠리다·한쏠림·한쏠리다’로 고쳐쓰며, ‘없다·없어지다·있지 않다’나 “있고 없고·있다 없다·있든 없든·있느냐 없느냐·있는지 없는지”로 고쳐써도 됩니다. ㅍㄹㄴ
이전까지 틈이나 갭(gap)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대신 라쿠나라고 부르면 텍스트가 필연적으로 내포하는 비밀의 공간 혹은 공백이 한층 심원한 탐사를 요하는 물리적인 공간처럼 확장되는 기분이 든다
→ 이제까지 틈이나 사이라는 말을 썼는데, ‘빔’이라고 쓰면 마땅히 담아낼 뒤켠이나 빈곳을 더 깊이 헤아리고 넓히는 글로 바뀌는 듯하다
→ 여태 틈이나 금이라고 했는데, ‘없’이라고 하면 반드시 깃드는 숨은터나 빈자리를 한결 고즈넉이 살피고 넓히는 글로 피어나는 듯하다
《계속 읽기 : 기억하지 못해도》(한유주, 마티, 2025) 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