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손바닥만큼 우리말 노래 28


새말을 어떻게 뚝딱뚝딱 짓느냐고 묻는 이웃님이 많다. 이런 말씀에 “뚝딱뚝딱 지을 수 있지 않으면 새말이 아닙니다.” 하고 대꾸한다. 참말로 우리가 쓰는 모든 낱말은 옛사람이 그날그날 그자리에서 뚝딱뚝딱 짓고 엮었다. 골머리를 썩이면서 지은 말이 아니다. 살림하고 사랑하고 사랑하는 하루라면 누구나 ‘사투리’로 뚝딱뚝딱 말꽃을 지핀다.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즐겁게 뚝딱뚝딱 ‘말방망이’를 도깨비방망이처럼 톡톡 두들길 만하다.



부엌천

부엌에서 부엌살림을 하면서 따로 쓰는 천이나 종이가 있으면 ‘부엌천’이나 ‘부엌종이’처럼 이름을 붙일 만하다. 다른 천이나 종이보다 도톰하게 마련해서 쓴다는 뜻으로 ‘도톰종이·두툼종이’라 해도 어울린다.


부엌천(부엌 + 천) : 부엌살림을 닦으려고 부엌에서 쓰는 천이나 종이. 물뿐 아니라 기름을 닦으려고 하기에 도톰하게 마련한다. (= 부엌종이·도톰종이·두툼종이. ← 키친타올キチンタオル)



한나래

우리나라 이름이라면 ‘한글·한겨레’처럼 ‘한나라’이다. 서울 한복판에 ‘한가람’이 흐르고, 밭이 넓다고 여겨 ‘한밭’이다. 한나라나 한겨레가 품는 나래(깃발)라면 ‘한나래’라 할 만하다.


한나래 (한 + 나래) : 한겨레가 쓰는 나래·깃발. 밤낮·빛어둠(음양)을 둥글면서 고르게 어울리는 무늬로 놓고서, 네 갈래 다른 길을 네 모서리에 두는 나래·깃발. (= 한날개. ← 태극太極, 태극기, 국기國旗)



하루길잡이

길을 잡거나 이끄는 어른은 늘 지켜보거나 돌아본다. 배움터에서 길잡이 노릇인 어른은 언제나 길빛이요 길님이면서 불빛이다. 때로는 배움터나 마을이나 여러 곳에서 꼭 하루쯤로 서면서 가르치거나 이끄는 자리가 있다. 수수하게 일하며 살림을 짓던 어른이기에 수수하게 편 일빛과 살림씨앗을 새롭게 들려주면서 나누는 몫이요, 이러한 어른한테 ‘하루길잡이’라는 이름을 붙인다.


하루길잡이 (하루 + 길 + -잡이) : 어느 하루를 맡아서 가르치거나 이끄는 사람. (= 하루길님·하루길벗. ← 일일교사一日敎師)



해달날

어느 해에 어느 달에 어느 날인지 말할 적에는 ‘해달날’이라 하면 된다. 어느 때까지 말하려 하면 ‘해달날때’라 하면 되고. 태어난 해와 달과 날과 때를 헤아릴 적에는 ‘난해달날’이나 ‘난해달날때’라 할 만하다. 수수하게 ‘태어난날·때어난때’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우리말씨로 이 삶을 그릴 만하다.


해달날 (해 + 달 + 날) : 해와 달과 날을 함께 나타내는 말. 해·달·날·때를 함께 나타내기도 한다. 태어난 해·달·날·때를 가리키기도 한다. (= 해달날때·난해난날·난해달날·난해달날때·태어난날·때어난때. ← 생일生日, 생신生辰, 탄생일, 탄신일, 생년월일, 연월일시年月日時)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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