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6.6.15.


《진보 집권 플랜》

 오연호·조국 글, 오마이북, 2010.11.5.



아침에 새끼 사마귀를 여기저기서 찾아본다. ‘길잡이’란 누구를 가리키고, 어떻게 길을 잡는가. 먼저 길을 내면서 나아가 보는 사람이기에 길잡이요, ‘이슬받이’라고도 하는데, 억지로 시키지 않는 사람을 가리킨다. 스스로 하는 사람인 ‘스승’일 적에만 ‘길잡이·이슬받이’라고 한다. 우리 삶터를 돌아보면 스스로·몸소·손수 하기보다는 말로만 시키면서 길잡이(지도자) 이름값과 벼슬을 거머쥐려는 무리가 많다. 낮에 큰아이하고 저잣마실을 간다. 나무를 찾아보기 어려운 읍내길은 무덥다. 큰아이는 집으로 돌아오고 나서 “우리집에서는 올여름도 안 덥네요.” 하고 말한다. 나무가 크고 깊게 우거졌으니 더울 일이 없지.


《진보 집권 플랜》을 돌아본다. 지난 뽑기철에 조국 씨는 셋째 자리였고 떨어졌다. 두 달짜리 빌림집을 얻었다지. 감투를 얻으려고 ‘두 달짜리’로 얼른 집을 빌리는 몸짓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이를 풀어주었(사면)다고 하나, ‘잘못없음’이 아니라 ‘보아줌’인데, ‘조국혁신당 추레질(성폭력)’이 일어났어도 잘잘못을 안 가렸고 안 따진 채 어물어물 지나갔다. 누구를 믿거나 따르는 길은 안 나쁘다. 그러나 조국 씨가 왜 셋째 자리로 떨어졌는지 뉘우친다거나 엎드리면서 눈물흘리는 일은 없구나 싶다. 강준만 씨는 조국 같은 분을 ‘강남좌파’라 일컬었는데, 여러모로 보면 숱한 사람들은 ‘서울좌파’라 할 수 있다. 내도록 서울에 눌러앉아서 ‘서울밖’은 아주 깜깜한 삶이랄까. 아주 마땅히 “서울밖에도 사람이 산다”만, “시골에도 사람이 산다”만, ‘해운대’는 설마 아닐 테지만 ‘이기대·신선대’가 ‘대학교’가 아닌 이름인 줄 모르는 서울사람이 수두룩하다.


아직도 ‘밀물썰물’ 같은 말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 강원바다에서만 살아가면 밀물도 썰물도 볼 일이 없으니, 밀물과 썰물을 가리키는 이름을 듣거나 알 턱이 없다. 오로지 서울에 눌러앉아서 ‘서울에서 벌어지는 일’만 쳐다볼 적에는 ‘서울좌파’인, “비싼 집값이어도 멀쩡히 잘 지내면서 달구지쯤 아무렇지 않게 두엇쯤 굴릴 줄 알고, 책도 좀 사읽을 줄 알고, 목소리도 좀 낼 줄 아”는, ‘무늬진보’라고 할 수 있다. 이제는 강남좌파도 서울좌파도 아닌, 그저 ‘한사람(한국인)’이기를 바란다. 부디 부산이나 시골로 ‘내려가’거나 서울로 ‘올라가’지 않는, 수수한 한사람이기를 빈다. 앞으로는 감투를 얻고 싶은 모든 이들이 “1억 원 넘는 재산과 주식과 부동산과 비트코인과 이모저모 싹 나라에 다 바치”고 나서야 뽑기(선거)에 나올 수 있기를 빈다. “자가주택 아닌 전월세나 시골 작은집 한 채”에만 살고, “자가용 아닌 자전거를 달리는 살림길”인 사람만 뽑기에 나올 수 있도록 틀(법)을 바꾸기를 빈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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