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6.6.14.


《해석에 반하여》

 수전 손택 글/홍한별 옮김, 윌북, 2025.12.31.첫/2026.1.5.2벌



오늘부터 작은솥으로 국을 끓인다. 밤에도 서늘하고 낮에도 덜 더운 보금숲이지만, 큰솥으로 끓이면 국이 쉴 듯하다. 아침에 마당을 쓸려던 작은아이가 새끼 사마귀를 본다. 바깥마루 기스락에 사마귀알집이 하나 있는데 마침 오늘 구멍을 뚫고서 모두 나왔네. 아주 자그마한 새끼 사마귀가 떼지어 마당을 가른다. 다들 어떻게 나무와 풀이 있는 데를 알아보고는 그리로 달린다. 낮에 곁님이 어미 딱새가 새끼 딱새한테 먹이를 주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새말(새가 들려주는 말)’을 옮긴다. “자, 이리 와서 벌레 먹어.” “아냐, 아빠가 나한테 와.” “아니야, 네가 이리 와.” 날갯짓이 서툰 새끼새를 돌보는 어미새는 코앞까지 먹이를 실어나르지 않는다. 새끼새 스스로 더 날갯짓을 하라고 북돋우고 이끈다.


《해석에 반하여》를 돌아본다. “그들처럼 안 읽겠다”는 뜻을 펼 적에는 “그들을 거스르기”를 하게 마련이고, “그들이 하는 길을 거꾸로 갈” 적에는 어느덧 “그들과 나란히 선”다. “내 삶과 내 눈으로 읽기”일 적에는 남(그들)을 쳐다보지 않기에 그들과 나란히 설 일도 까닭도 없지만 “그들을 내치(반대)”려면 늘 그들과 나란히 간다. 왼길은 오른길이 있어야 하고, 왼끝(극좌)은 오른끝(극우)이 있어야 한다. 둘은 서로 도우면서 힘을 키우고 무리를 늘린다. 모든 끝(극단)은 서로 길미를 챙기면서 ‘새길’하고는 가장 먼 구석으로 치닫는다. 처음에는 얼핏 ‘거꾸로(반대)’가 낫거나 좋아 보일는지 모르지만, ‘우리 눈’으로 ‘새길’을 가면 될 뿐이다. 경상도 시골에서는 모내기를 하니까 전라도 시골에서는 모내기를 안 하면 되지 않아. 밉거나 싫은 놈과 거꾸로 가려고 하니 늘 불씨를 퍼뜨려서 싸우고, 싸움박질을 하니까 왼끝과 오른끝은 언제나 돈을 걷어들이면서 ‘새길(진보·대안)’이란 하나도 없이 내내 손가락질과 따돌림질만 판친다. 이제는 “거꾸로 읽기(해석에 반하여)”가 아니라 “사랑으로 읽기”와 “숲으로 읽기”와 “별빛으로 읽기”와 “사람으로 읽기”와 “나와 너로서 읽기”로 갈 때이다.


#AgainstInterpretation #SusanSontag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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