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읽기 / 숲노래 책넋

지지율



  나라지기를 놓고서 사나흘마다 여러 곳에서 ‘까치발(지지율)’을 내놓는다. 누가 나라지기에 앉든 똑같이 살펴서 ‘까치발’을 알린다. 나라지기를 비롯해서 참으로 숱한 사람들이 까치발을 지켜보거나 기다린다. 까치발이 높으면 반기기도 하고, 까치발이 낮으면 낯을 찡그리면서 “거짓말이야!” 하고 고개를 돌리기도 한다. 또는, 까치발이 높을 적에 낯을 찌푸리면서 “말도 안 돼!” 하고 고개를 젓기도 한다.


  까치발이 높기에 힘차게 가야 하지 않고, 까치발이 낮기에 안 해야 하지 않는다. 할 일을 할 노릇이고, 안 할 일은 삼가야 할 노릇이다. 새로 까치발이 나온 어제(2026.6.17.)이지 싶다. 나라지기를 한 해 맡은 분을 놓고서 처음으로 ‘못믿음(부정평가)’이 ‘믿음(긍정평가)’보다 높게 나왔다고 한다. 그런데 ‘못믿음’이 ‘믿음’보다 높게 나온 이야기를 다룬 곳(언론사)이 매우 적다. 여태껏 ‘믿음’이 높게 나왔고, 여태껏 엄청나게 글(언론보도)이 쏟아졌는데, 처음으로 ‘못믿음’이 크게 나온 일은 몇 군데만 글로 다룬다. 글로 안 다룬 곳으로 ‘한겨레·경향·오마이·국민’이 눈에 띈다. ‘부산일보’를 비롯한 경상도에서도 거의 안 다뤘고, 전라도와 충청도와 강원도와 경기도에서는 아예 안 다뤘지 싶다. 딱 27곳만 다뤘다고 한다.


  “네가 잘못했는걸?” 같은 말을 코앞에서 들으면 힘들 수 있다. “네가 잘못한 곳은 이러저러해.” 하고 짚는 말을 눈앞에서 들어야 하면 괴로울 수 있다. 그렇지만, 잘못하거나 틀리거나 어긋나거나 못하거나 모자라다는 곳을 가만히 참으면서 들을 수 있을 적에, 이제부터 가다듬고 고치고 손질해서 새롭게 피어날 길을 배울 만하다. 어느 곳에서 어떻게 못 했는지 짚지 않는다면 앞으로 ‘잘’ 할 수 없다.


  요사이 미국에서 공놀이(축구 월드컵)가 한창이지 싶은데, 이를테면 ‘메시’가 어떻게 공을 찰까? 메시라는 이는 스스로 밝히기도 하는데, 여태껏 “넌 안 돼!”나 “넌 못 해!” 같은 말을 숱하게 들었고, 무엇이 안 되거나 못 할 만한지 스스로 더 새기고 받아들여서 오늘날에 이르렀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손꼽는 ‘김연경·김연아·안세영’ 같은 이도, 한 판을 뛰고 난 뒤에 “잘 했던 곳”은 나중에 보고, “못 했던 곳”을 끝없이 되감기하듯 짚고 살피고 가다듬는다고 밝혔다.


  까치발이 낮다면, “더 채찍질을 해주십시오! 모자라고 못 하는 곳을 더 짚어 주십시오!” 하고 얘기할 수 있는 나라지기를 그린다. 까치발이 낮든 높든, “걸어다니면서 사람들 목소리를 귀담아듣고, 버스·전철로 출퇴근을 하면서 사람들 이야기를 옆에서 듣고, 저녁(퇴근시간)에는 사람들 사이로 가만히 스며서 핀잔을 가만히 듣는 곁일꾼(보좌관·비서)을 두는 나라지기”를 그린다. 나라지기 스스로 걸어다니고 사람들 목소리를 듣기를 바라지만, 나라지기가 너무 바쁘다면 적어도 곁일꾼이 목소리를 듣고서 알려줘야지 싶다. 2026.6.18.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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