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밥나무 열매가 익을 때
요안나 콘세이요 지음, 백수린 옮김 / 목요일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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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6.6.18.

그림책시렁 1821


《까치밥나무 열매가 익을 때》

 요안나 콘세이요

 백수린 옮김

 목요일

 2020.10.22.



  우리는 누구나 엄마피랑 아빠피를 나란히 받습니다. 엄마몸에서 열 달을 살아내는 동안 아빠는 곁에서 집안일을 도맡으며 엄마를 보살필 노릇이며, 아기가 태어난 뒤에도 아빠는 아기랑 곁님인 엄마를 돌볼 줄 알아야 합니다. 사람이 나고자란 자취를 헤아리면, 엄마누리(모계사회)에서는 이 얼거리를 어질게 살폈습니다. 엄마누리를 힘으로 깨부순 자리에 어설피 올린 고린틀(가부장권력)이 퍼지면서 ‘나너우리’하고 ‘아이어른’ 사이도 흔들렸습니다. 《까치밥나무 열매가 익을 때》를 돌아봅니다. 숱한 아빠는 집에서 말이 적다고 하지만, 아빠라는 사람은 ‘말적은이’가 아닙니다. 숱한 아빠는 집밖에서는 수다쟁이에 일꾼이기 일쑤이거든요. 어쩐지 집에 깃들 적에는 입을 다물고 일도 안 하곤 합니다. 밖에서 일하면 밖에서 할 말이 많겠지요. 집에서 일하면 집에서 할 말이 많아요. 그러니까 밖에서 돈을 버는 일을 맡든 안 맡든, 누구나 집에서 지내게 마련이기에, 집일을 함께 나누고 누리면서 이야기꽃을 피울 아름다운 사이인 어버이(엄마아빠)입니다. 아이는 두빛을 하나로 여미는 사랑을 물려받으려고 태어납니다. 이제는 모든 흉허물을 내려놓고서 새롭게 한걸음을 내딛는 터전으로 갈 때입니다. 껍데기를 벗어나 허물벗기를 하고, 날개돋이까지 나아가야 비로소 사람입니다.


  그나저나 이 그림책은 멋부린 옮김말씨가 너무 춤춘다. 그저 수수하게, 나즈막이, 조그맣게, 삶과 살림이라는 자리를 헤아리는 삶말과 살림말로 풀어야 할 텐데.


#Kiedy dojrzeja porzeczki #JoannaConcejo


ㅍㄹㄴ


《까치밥나무 열매가 익을 때》(요안나 콘세이요/백수린 옮김, 목요일, 2020)


밭 너머, 호수는 침묵했다. 바람은 비의 향기를 싣고 왔다

→ 밭 너머 못은 고요하다. 바람은 비내음을 싣는다

→ 밭 너머 못물은 가만하다. 바람에 비냄새가 난다

35쪽


자신의 온 존재를 다해 고양이 털의 부드러운 잿빛 심연 속으로 서서히 가라앉았다

→ 온몸으로 부드러운 잿빛 고양이털에 기대더니 깊이 천천히 가라앉는다

→ 온힘을 다해 부드러운 잿빛 고양이한테 기대고 깊이 찬찬히 가라앉는다

67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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