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6.6.10.


《라면 서유기 8》

 쿠베 로쿠로 글·카와이 탄 그림/조은정 옮김, 대원씨아이, 2025.8.31.



해가 나오되 구름이 넘실대는 하루이다. 빨래를 하고, 밥을 하고, 글살림을 여민다. 아침에 작은아이하고 ‘파랗다’를 놓고서 이야기한다. 어느새 달개비꽃이 파랗게 올라오는 철이다. 마음은 깊이와 너비를 잴 수 없다고 여기는데, 사람마다 깊고 넓다는 뜻보다는 모든 사람이 바다와 하늘과 같은 마음을 나란히 품으면서 함께 가꾸고 짓는다는 뜻이라고 느낀다. 마당을 가로지르는 땅강아지를 본다. 《라면 서유기》를 돌아본다. 잘 마치고서 《라면 재유기》로 넘어가더니 열두걸음까지 한달음에 나왔다. 얼른 장만해서 아이들하고 함께 읽었다. 열석걸음부터 언제 나오려나 하고 기다린다. 우리집 두 아이는 예전에 나온 《라면 요리왕》도 찾아서 읽는다. 틀림없이 모두 사두었는데 하나가 빈단다. 저런. 누가 우리 책숲에서 슬쩍했구나. 훔치는 사람은 혼자 차지한다며 들뜰는지 모르나, 이내 덜덜 떨면서 두렴빛이 가득하게 마련이다. 이미 스스로 갉아먹으니 자꾸자꾸 더 갉고 할퀴지. 국수를 삶으면서 땀흘리는 사람들은 ‘훔치’지 않는다. ‘흉내’도 안 낸다. 그저 ‘배우’고서 스스로 가다듬으며 ‘익힌’다. 배우려 하기에 스무 살에도 어른이며 여든 살에도 반짝인다. 가다듬어 익히니 스무 살에도 꽃피우고 여든 살에도 곱게 눈뜬다.


#ら-めん才遊記 #久部綠郞 #河合單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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