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면하다 免
책임을 면하다 → 책임을 지지 않다 / 짐을 벗다
병역의 의무를 면하다 → 병역 의무를 씻다 / 병역 의무를 지지 않다
학장직을 면하고 나니 → 학장 일을 그만두고 나니
화를 면하다 → 궂은 일을 안 겪다
처벌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 벌을 안 받을 수 없다
셋방살이를 면했다 → 셋방살이를 벗어났다
‘면하다(免-)’는 “1. 책임이나 의무 따위를 지지 않게 되다 2. 직무나 직위 따위를 그만두다 3. 어떤 일을 당하지 않게 되다 4. 어떤 상태나 처지에서 벗어나다”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감싸다·싸다·가시다·거두다·거두어들이다·걷다·걷히다’나 ‘걱정없다·걱정 마·걱정놓다·걱정풀다’로 고쳐씁니다. ‘근심없다·근심 마·근심놓다·근심풀다’나 ‘그만·그만두다·그만하다’로 고쳐써요. ‘긋다·돌리다·때우다·땜·땜질·땜하다’나 ‘떨치다·떨쳐내다·털다·털어내다·빼다·빼먹다’로 고쳐쓰지요. ‘풀다·풀리다·풀려나다·풀어내다·풀어보다·풀어놓다·풀어주다’나 ‘벗다·벗기다·벗겨내다·벗겨보다·벗어나다·벗어던지다’로 고쳐쓸 만합니다. ‘비껴가다·비껴나가다·비끼다·비키다·비켜서다’나 ‘빗나가다·빗가다·빗나다·빗서다·빗더서다’로 고쳐써요. ‘빠뜨리다·빠트리다·빠져나가다·빠져나오다·빠지다’나 ‘씻다·씻어내다·씻이·사라지다·스러지다·슬다’로 고쳐쓸 수 있습니다. ‘안·않다·아니다·아닌·아님길·아님넋·아님빛’이나 “안 가다·가지 않다·안 받다·받지 않다·안 지다·지지 않다·안 하다·하지 않다”로 고쳐써도 어울려요. ‘없다·없어지다·있지 않다·없애다·없애버리다’나 ‘역성·이기다·이겨내다’로 고쳐씁니다. ‘잘살다·잘 있다·잘 지내다·잘하다·좋다’나 ‘지우다·지우개·지움·지우기’로 고쳐쓰고요. ‘홀가분하다·홀가분빛·홀가분길·홀가분일’이나 ‘헤어나다·헤치다·헤쳐나오다’로 고쳐쓰면 됩니다. ㅍㄹㄴ
제복 차림의 인간의 모습이란 얼핏 보아서 권위가 있어 보이지만, 그와 동시에 가식적으로 보임을 면치 못한다
→ 모둠옷 차림인 모습이란 얼핏 높아 보이지만, 반들거리기도 하다
→ 갖춰입은 사람이란 얼핏 기운세 보이지만, 겉멋스럽기도 하다
《한호의 미술》(조자용, 에밀레미술관, 1974) 14쪽
젊은이들이 고생을 면할 텐데
→ 젊은이가 힘들지 않을 텐데
→ 젊은이가 안 힘들 텐데
《이슬처럼》(황선하, 이슬처럼, 창작과비평사, 1988) 13쪽
학교 들고부터 일번을 못 면한 아이
→ 배움터 들고부터 맨앞인 아이
→ 배움터 들고부터 첫째인 아이
《말똥 굴러가는 날》(이재금, 창작과비평사, 1994) 24쪽
일본어와 중국어는 기본적으로 문법구조가 다른데 그것을 한문식으로 뒤집어 읽어서는 ‘야마토 냄새(和臭)’를 면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 일본말과 중국말은 처음부터 말씨가 다른데 이를 한문처럼 뒤집어 읽어서는 ‘야마토 냄새’를 털 수 없다고 말합니다
→ 일본말과 중국말은 아예 다른 말인데 이를 한문처럼 뒤집어 읽어서는 ‘야마토 냄새’를 씻을 수 없다고 말합니다
→ 일본말과 중국말은 바탕이 다른 말인데 이를 한문처럼 뒤집어 읽어서는 ‘야마토 냄새’를 지울 수 없다고 말합니다
→ 일본말과 중국말은 말틀이 매우 다른데 이를 한문처럼 뒤집어 읽어서는 ‘야마토 냄새’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말합니다
→ 일본말과 중국말은 말틀 바탕이 다른데 이를 한문처럼 뒤집어 읽어서는 ‘야마토 냄새’에서 홀가분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번역과 일본의 근대》(마루야마 마사오·가토 슈이치/임성모 옮김, 이산, 2000) 31쪽
상관하지 않았으면 죽음은 면했을 것을
→ 끼지 않으면 죽지는 않았을 텐데
→ 끼어들지 않으면 안 죽을 텐데
《이누야샤 8》(타카하시 루미코/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02) 103쪽
인간의 책임을 면해 주는
→ 사람들 몫을 벗겨 주는
→ 사람둘 짐을 덜어 주는
→ 우리 일을 없애 주는
→ 우리 탓을 가셔 주는
《녹색 희망》(알랭 리피에츠/허남혁·박지현 옮김, 이후, 2002) 22쪽
다들 배고픔만 겨우 면하게 밥을 먹고
→ 다들 겨우 배고프지 않게 밥을 먹고
→ 다들 겨우 입에 풀을 바르고
→ 다들 배고프지 않을 만큼만 먹고
《선이골 외딴집 일곱 식구 이야기》(김용희, 샨티, 2004) 70쪽
노동자 또한 단지 실행만 하는 부차적 위치였다 하더라도 책임을 면키 어려워요
→ 일꾼 또한 그저 심부름만 하는 곁자리였다 하더라도 몫을 벗어나기 어려워요
→ 일꾼 또한 그저 일만 하는 딸림자리였다 하더라도 짐을 벗어나기 어려워요
→ 일꾼 또한 그저 일만 하는 자리였다 하더라도 잘못을 벗어나기 어려워요
《10대와 통하는 노동인권 이야기》(차남호, 철수와영희, 2013) 140쪽
겨우 허기를 면했다
→ 겨우 배을 달랬다
→ 겨우 배를 채웠다
→ 겨우 조금 먹었다
→ 겨우 입을 씻었다
《나는 점점 왼편으로 기울어진다》(송문희, 문학의전당, 2017) 5쪽
지구는 멸망을 면케 해 주겠느니라
→ 푸른별은 안 무너지리라
→ 파란별은 안 사라지리라
→ 이 별은 멀쩡하리라
→ 이 땅은 지켜주겠느니라
《요츠바랑! 14》(아즈마 키요히코/김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18) 179쪽
최악의 사태는 면했네요
→ 끔찍한 일은 벗어났네요
→ 무서운 일은 걷혔네요
《드래곤볼 슈퍼 10》(토요타로·토리야마 아키라/유유리 옮김, 서울문화사, 2019) 83쪽
오나가나 주방장 신세를 면치 못하는군
→ 오나가나 부엌지기를 못 벗어나는군
→ 오나가나 그대로 밥지기이군
《20세기 기사단 1》(김형배, 마나문고, 2020) 47쪽
나는 불우 작가 신세를 면할 길이 없었다
→ 나는 가난붓을 벗어날 길이 없었다
→ 나는 가난한 글지기였다
→ 나는 굶주린 글바치였다
→ 나는 고단하게 쓸 수밖에 없었다
→ 나는 눈물글을 쓸 수밖에 없었다
《팔리는 작가가 되겠어, 계속 쓰는 삶을 위해》(이주윤, 드렁큰에디터, 2020) 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