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6.6.7.
《그리게 된 이상 1》
타카하타 큐 글·카바 유지 그림/편집부 옮김, 조은세상, 2024.3.29.
집이란 어떤 곳일까. 오늘도 뒤꼍에서 멧딸기를 훑으며 하루를 연다. 우리집 첫여름꽃(늦봄꽃)을 들여다본다. 후박알이 얼마나 굵는지 살피며 쓰다듬는다. 국을 한 솥 끓이고, 느긋이 한끼를 누린다. 일구고 이룰 길이란 무엇인지 생각한다. 빨래를 하고, 씻고, 부엌일을 하고, 낱말책을 여미고, 이모저모 추스른다. 구름이 짙어 해가 잘 안 보이고, 저녁에는 별도 안 보인다. 그러나 구름 너머에서 초롱초롱 춤출 테지. 《그리게 된 이상》을 하나씩 읽어간다. 그림꽃(만화)을 몹시 좋아하는 두 아이만 그려도 될 텐데, ‘아슬옷차림’은 굳이 안 그려도 될 텐데, 이렇게 해야만 한다고 여길는지 모른다. 남들이 눈여겨보지 않더라도, 남이 치켜세우지 않더라도, 그저 내가 나로서 붓끝을 놀려서 눈망울을 반짝일 수 있으면 아름글에 아름그림이라고 느낀다. “그리기로 한 만큼” 꼭 잘 그려내어 드날리자고 여기지 않으면 된다. “그리고 싶은 만큼” 신나게 그리면서 웃고 울고 노래하는 하루를 살아내면 된다. 웃음꽃을 피워도 그림붓이요, 눈물꽃을 지새워도 그림붓이다. 살림꽃과 사랑꽃을 일궈도 그림붓이다. 차분히 참하게 차근차근 한 자락씩 붓끝을 놀리기에 이야기붓이다. 누구나 살림붓과 사랑붓과 푸른붓과 노래붓으로 설 수 있기를 빈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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