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마실


새꽃 새님 새말 (2025.10.17.)

― 부산 〈책과 아이들〉



  닫는 곳이 있으니 여는 곳이 있습니다. 잇는 곳이 있으니 쉬는 곳이 있어요. 꽃이 피고서 시들면 천천히 씨앗이 굵고, 이 씨앗은 이듬해에 새롭게 싹트려고 겨우내 단잠을 누립니다. 온누리 숨결과 숲결마냥 책집과 책마을과 책골목은 곱게 고즈넉이 흐릅니다. 날마다 마실하면 가장 기쁠 테지만, 저마다 틈을 내어 마실할 수 있으면, 우리가 책집을 찾는 하루가 새롭게 씨앗이 되리라 느껴요.


  오늘은 부산 〈책과 아이들〉에서 ‘새’하고 ‘꽃’이라는 낱말이 태어난 뿌리를 짚으면서 ‘국어사전’하고 ‘백과사전’이 어떻게 닮으며 다른지 이야기합니다. 사이를 잇고 열면서 샘처럼 솟는 길이기에 ‘새’라면, 고스란히 곱게 곰곰이 끝을 맺고서 처음으로 잇는 길이기에 ‘꽃’이라 할 만합니다.


  노래하는 새와 피어나는 꽃은 암새·수새와 암꽃·수꽃이 나란합니다. 암수는 서로 다른 결일 수 있되, 이보다는 서로 나란한 결이라 해야 어울립니다. 함께가는 길에 왼오른처럼 나란하기에 암수이고, 둘은 이 하나와 저 하나를 하늘빛으로 고스란히 품으면서 서로 곱게 피어나는 숨결이라 할 만합니다.


  새나 꽃은 그냥 이쁘장하거나 귀엽지 않습니다. 사람도 귀엽거나 이쁘장하게 볼 수 없습니다. 저마다 고운 숨과 결과 빛을 바라볼 때라야 사람이라는 ‘새꽃’을 알아봅니다. 스스로 곱게 피어나고 깨어나는 ‘숨결빛’을 마주할 때라야 사랑을 알아차립니다.


  글은 손바닥과 발바닥으로 써야겠지요. 손바닥으로 빚으면서 쓸 글이며, 발바닥으로 디디면서 쓸 글입니다. 고즈넉이 마음을 차려서 참하게 채우는 이야기로 마주하면 저절로 샘솟는 글이며 말입니다. 누구나 즐겁게 읽고 쓰고 나누는 글과 말은 언제나 새꽃과 숨결빛을 품습니다.


  저는 ‘서울곁’인 인천에서 나고자란 뒤에 ‘서울내기’로서 아홉 해를 살다가 충북 멧골마을로 옮겨서 이오덕 어른이 남긴 글을 갈무리하는 일을 네 해 했습니다. 이런 뒤에 인천으로 돌아와서 네 해를 산 뒤에, 곁님하고 큰아이랑 전남 고흥 시골로 보금자리를 옮겨서 조용히 하루를 꾸려요. 서울곁에서 살던 무렵에는 “책으로 책읽기 + 온몸으로 책읽기”를 했다면, 시골에서 지내는 동안에는 “살림으로 책읽기 + 온마음으로 책읽기”를 익힙니다.


  일본말 ‘사전’을 우리말로 옮기면 ‘꾸러미’입니다. ‘국어사전 = 낱말꾸러미·낱말책’이요, ‘백과사전 = 살림꾸러미·살림책’입니다. 낱말로 삶과 사람과 사랑을 읽고 폅니다. 살림으로 사람과 숲과 마음을 읽고 나눕니다.


ㅍㄹㄴ


《엄마의 얼굴》(로디 도일 글·프레야 블랙우드 그림/서애경 옮김, 토토북, 2009.11.24.)

#HerMothersFace #RoddyDoyle #FreyaBlackwood

《누에 화가 12》(이노카와 아케미/이은주 옮김, 대원씨아이, 2024.3.15.)

《누에 화가 13》(이노카와 아케미/이은주 옮김, 대원씨아이, 2024.12.27.)

《누에 화가 14》(이노카와 아케미/이은주 옮김, 대원씨아이, 2025.8.26.)

#猪川朱美

《다람쥐》(김황 글·김영순 그림, 우리교육, 2011.6.15.첫/2015.10.16.3벌)

《우리들의 스캔들》(이현, 창비, 2007.5.28.첫/2007.9.28.3벌)

《지도에 없는 마을》(최양선 글·오정택 그림, 창비, 2012.3.30.)

《주제별 동화선집 1 민주주의의 참뜻 : 꼬마 독재자》(어린이도서연구회 엮음, 오늘, 2001.5.15.첫/2002.1.15.6벌)

〉놀라운 우리 겨레 첫임금 이야기》(박윤규, 미래M&B, 1998.11.10.첫/2004.11.20.4벌)

《백석 평전》(안도현, 다산책방, 2014.6.9.첫/2014.6.11.2벌)

《행운이 구르는 속도》(김성운 글·김성라 그림, 사계절, 2024.9.10.첫/2025.5.20.6벌)

《백신 접종 VS 백신 비접종》(로버트 F.케네디 주니어·브라이언 후커/오경석 옮김, 에디터, 2025.8.11.)

#RobertFKennedy #BrianHooker #VaxUnvax #LettheScienceSpeak #ChildrensHealthDefense

《평화란 어떤 걸까?》(하마다 케이코/박종진 옮김, 사계절, 2011.4.25.첫/2012.7.31.2벌)

#浜田桂子 #へいわってどんなこと #PeaceWhatisit

《소년 정찰병》(월터 딘 마이어스 글·앤 그리팔코니 그림/이선오 옮김, 북비, 2011.12.5.)

#PATROL #AnAmericamSoldierinVietnam #WalterDeanMyers #AnnGrifalconi

《우리 땅의 왕 늑대》(김황 글·윤봉선 그림, 한솔수북, 2011.3.20.)

《코끼리 사쿠라》(김황/박숙경 옮김, 창비, 2007.8.10.첫/2007.11.20.2벌)

《원전을 멈춰라》(히로세 다카시/김원식 옮김, 이음, 2011.4.1.)

#危險な話 #廣瀨隆 #チェルノブイリと日本の運命

《탈핵으로 가는 길 Q&A》(김해창, 해성, 2015.7.30.)

《재앙의 물길, 한반도 대운하》(환경운동연합 엮음, 도요새, 2008.4.1.)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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