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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너머 ㅣ 인생그림책 32
오소리 지음 / 길벗어린이 / 2024년 4월
평점 :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6.6.8.
그림책시렁 1816
《시선 너머》
오소리
길벗어린이
2024.4.10.
누구나 스스로 선 곳에서 봅니다. 스스로 안 선 곳에서는 못 봅니다. 멧봉우리에 오른 적이 없으면, 마을 모두를 한아름으로 바라보는 눈이 없습니다. 구름을 올라탄 적이 없으면 뭇마을이 어울리는 결을 헤아리는 눈이 없습니다. 발바닥으로 땅바닥을 디디며 걸은 적이 없으면, 집과 집을 잇는 골목을 살피는 눈이 없습니다. 개미와 나란히 걸어다닌 적이 없으면, 사람과 뭇숨결이 함께하는 터전을 짚는 눈이 없습니다. 《시선 너머》는 “보는 너머”를 짚는 듯하면서도 내내 다투고 싸우고 가르다 못해 죽이려고까지 하는 마음이 불거지는 서울 한복판을 들려주려고 하는 듯합니다. 왜 “서울 한복판”이냐 하면, 들숲메바다에서는 다투거나 싸우거나 가르지 않으니까요. 하늘에서도 다투는 일이 없습니다. 우리는 바다에 무슨무슨 이름을 붙이고, 뭍에도 이런저런 나라이름에 땅이름을 붙입니다만, 푸른별 너머에서 보면 그저 바다요 뭍이며 별 한 톨입니다. 하늘에서 보면 모두 풀이고 나무이듯, 하늘눈으로 헤아리면 모두 사람이고 목숨입니다. 그러니까 서울 한복판에서 마당도 없이, 나무도 심지 못 하면서, 맨발과 맨손으로 뛰놀 틈마저 없이, 달구지가 씽씽 달리고 늘 시끄럽고 매캐한 구덩이에 스스로 갇힐 적에는, 이쪽과 저쪽으로 갈라서 끝없이 싸우게 마련입니다. 쉴 틈이 한 뼘마저 없고, 쉴 틈조차 돈이 있어야 장만하기에, 옳으니 그르니 불타올라서 싸울밖에 없어요. 우리는 ‘환경교육’이나 ‘공동체교육’이 아닌, ‘숲살이·시골살림’을 보여주고 함께 배워야 비로소 어른입니다. 우리는 ‘돈벌이(직업)’가 아닌 ‘일·살림’을 나누고 함께 지어야 비로소 삶입니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