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의 여신상 콧구멍에서 만나! 문학의 즐거움 61
잠자 지음, 박지윤 그림 / 개암나무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어린이책 / 맑은책시렁 2026.6.7.

맑은책시렁 366


《자유의 여신상 콧구멍에서 만나!》

 잠자 글

 박지윤 그림

 개암나무

 2021.5.20.



  어린이나 푸름이가 손전화를 비롯해서 누리길·누리그물에 휘청일 만큼 사로잡힌다고들 말합니다만, 어린이와 푸름이를 나무라기 앞서 숱한 어른이 이미 사로잡혔습니다. 어린이와 푸름이한테 덮어씌울 일이 아닙니다. 어린이와 푸름이가 책을 안 읽는다면, 이미 어른이라는 이름인 사람부터 책을 안 읽는다는 뜻입니다. 어린이와 푸름이가 막말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다면, 이미 어른이라는 사람부터 막말을 아무 데서나 쓴다는 뜻입니다.


  ‘촉법소년’이나 ‘청소년범죄’ 같은 이름을 쓰지만, 모든 잘못과 말썽은 그저 잘못과 말썽입니다. 사람을 때리거나 죽이면, 몇 살이 저지르든 때리거나 죽인 짓입니다. 훔치거나 불지르는 짓도, 나이로 가를 노릇이 아닌, 저지른 짓으로 바라볼 노릇입니다. 그런데 어린이나 푸름이가 저지르는 모든 몹쓸짓은 이미 어른이라는 이들이 실컷 저지른 말썽이요 잘못이며 사달입니다.


  보고 배우면서 새롭게 익힐 길을 아름답게 다스리는 어른이 없다면, 어린이하고 푸름이를 다그치거나 닦달한들 안 바뀝니다. 스무 살이 지나면 모두 똑같거든요.


  《자유의 여신상 콧구멍에서 만나!》를 돌아봅니다. 누리놀이에 흠뻑 빠진 여러 아이들을 ‘누리밖(오프라인)’, 그러니까 ‘삶자리’로 데려오려고 애쓰는 줄거리입니다만, 삶자리에 무엇이 있는지 먼저 밝히지 않는다면 모든 땀방울은 헛물이게 마련이에요. 또한 맨발과 맨손과 맨몸으로 온하루를 뛰놀거나 쉬거나 보낼 만한 빈터와 골목과 마당과 마을과 들숲메바다가 없이 누리밖으로 끌어내려고만 하면 더더욱 헛일입니다.


  멀잖은 뒷날에서 땅을 치며 우는 어른이 옛날로 돌아가서 ‘지난날 나’를 마주하면서 길잡이로 이끈다고 하는 얼거리는 나쁘지 않습니다만, ‘모레에서 어제로 갈’ 수 있는 얼거리라면, 몸을 어제로 돌려야만 하지 않습니다. ‘모레라는 오늘’을 살아가는 내가, 바로 그곳 모레(미래)에서 스스로 즐겁고 아름답게 살아가면 됩니다. 지나온 발걸음이 모여서 오늘을 이루고, 오늘을 살아내는 내가 모레로 나아가요. 이른바 ‘되감기(시간여행)’를 해야만 바로잡거나 바꾸지 않아요. 그저 오늘 있는 이곳에서 가꾸면 어느새 지난날이 바로잡히거나 바뀝니다.


  푸르게 빛나는 꽃을 품는 마음을 노래 한 자락으로 만난다면 온하루가 즐겁습니다. 우리는 어제 핀 꽃을 바라보지 않습니다. 오늘 핀 꽃을 바라보고, 오늘 지는 꽃을 바라봅니다. 모든 꽃이 다 지고 나면 기꺼이 겨울맞이를 하면서 새봄을 그립니다.


  누구나 물을 맑게 마실 수 있는 까닭을 생각해야 합니다. 오르내리면서 물살을 일으켜 흐르는 물이기에 누구나 맑게 마십니다. 오르내리지 않으면 물살이 없고, 물살이 없으면 고여서 썩어요. 내려가는 곤두박을 걱정할 까닭이 없습니다. 신나게 내려가기에 기쁘게 날아오를 수 있어서 물살이요 물결이며 바람입니다.


ㅍㄹㄴ


“유제아, 너 몰래 게임했지?” 저번에도 제아는 새벽 3시까지 휴대 전화를 가지고 놀다가 딱 들켰다. “다시 걸리면 원시인이 될 거라고 했어, 안 했어?” 12쪽


‘이따가 우주 먼지를 만나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다 말해야지. 그럼 날 위로해 줄 거야.’ 서러움이 밀려오자 그제야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14쪽


제아네 반에서는 다른 아이를 따돌리거나 괴롭히는 일은 없었다. 하지만 아이들과 스스로 거리를 두는 ‘스스로 왕따’는 있었다. 제아와 한빈이, 봄이였다. 38쪽


+


《자유의 여신상 콧구멍에서 만나!》(잠자, 개암나무, 2021)


침대 위 이불로

→ 이부자리로

9쪽


인터넷에서 알게 된 친구다

→ 누리길에서 만난 아이다

→ 누리바다에서 만났다

9쪽


영혼이 통하는 친구가 별똥별처럼 나타난 것이다

→ 마음 맞는 동무가 별똥별처럼 나타났다

→ 너나들이가 별똥별처럼 나타났다

→ 한마음인 아이가 별똥별처럼 나타났다

11쪽


결국 원시인 생활이 시작된 것이다

→ 끝내 옛날사람처럼 살고 만다

→ 마침내 옛살이를 하고야 만다

13쪽


서러움이 밀려오자 그제야 눈물이

→ 서러워서 눈물이

14쪽


그러면 너의 다친 마음이 나을 수 있고

→ 그러면 네 마음이 나을 수 있고

→ 그러면 다친 마음이 나을 수 있고

35쪽


인터넷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한 활동을 하는 동아리입니다

→ 누리바보에서 벗어나는 일을 하는 동아리입니다

→ 누리길에 빠지지 않게 돕는 동아리입니다

39쪽


예전에 한번 가창 시험을 보는데 너무 떨리는 거야

→ 예전에 불러 보았는데 너무 떨렸어

→ 예전에 노래를 해보는데 너무 떨었어

46쪽


반짝반짝 빛나는 존재가 되지 않을까

→ 반짝반짝 빛나지 않을까

→ 반짝이지 않을까

→ 빛나지 않을까

49쪽


생각보다 우주 먼지라는 닉네임을 쓰는 사람은 많았다

→ 뜻밖에 누리티끌이란 이름을 쓰는 사람은 많다

→ 그런데 누리티끌이란 덧이름을 쓰는 사람은 많다

54쪽


동아리 회장이라고요? 어머나, 세상에!

→ 동아리 지기라고요? 어머나!

→ 동아리 모둠빛이라고요? 어머나!

65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