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사전투표
혼자 살든 여럿이 살든 ‘길’을 따라서 나아가. 사람이 혼자인 곳에 있기에 나무와 풀과 새와 짐승과 내와 샘과 들과 바다를 함부로 다루거나 망가뜨리거나 어지럽히거나 더럽혀도 될까? ‘길’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사람은 “어느 길”에서든 스스로 빛나기에 아름다워. 길을 안 바라보며 사는 사람은 “아무 길”이나 닥치는 대로 휘저으면서 빛바래고 사납단다. 사람들이 뽑기(투표)를 안 하려고 한대서 ‘미리뽑기(사전투표)라는 날을 마련하면서 목돈을 쓰더구나. 그런데 미리뽑기를 하기에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뽑기를 하려고 나설까? 뽑을 일꾼이 보인다면 미리뽑기가 있건 말건 사람들 스스로 나서고 움직이겠지. 다시 말하자면, 미리뽑기는 사람들을 더 속이면서 나라를 더 어지럽히는 굴레란다. “일할 사람”이 누구나 나서서 일감을 맡는 길을 세우면 돼. 일할 사람이 나설 수 없게 담벼락을 세울 뿐 아니라, “일 안 하면서 돈·이름·힘을 돌라먹는 무리”가 눈속임으로 사람들을 길들이려는 미리뽑기란다. 누구나 일꾼이어야 해. 모든 사람이 살림꾼이어야 해. ‘사람’이라면 누구나 ‘사람’이라는 빛을 밝히는 사랑으로 삶을 지을 노릇이야. 사랑을 짓는 사람이라면, 나이·배움끈(학력)을 떠나서 일꾼으로 듬직하단다. 게다가 일꾼이요 살림꾼이라면 혼자 자리를 맡지 않아. 일하는 사람은 “함께하는 사람이 고르게 일감을 맡도록 나누”지. 살림하는 사람은 “함께하는 사람뿐 아니라 모든 이웃숨결이 사랑을 누리는 삶을 가꾸면서 나눈”단다. 누구를 뽑느냐 안 뽑느냐 같은 굴레는 안 쳐다볼 노릇이야. 무슨 일을 하려는지 봐야 하고, 무슨 일을 맡기려 하는지 보렴. 네가 눈을 잃으면 눈길도 삶길도 사람길도 잃는단다. 2026.5.27.물.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열두 달 소꿉노래》,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