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 도서관
지드루 지음, 유디트 바니스텐달 그림, 박재연 옮김 / 바람북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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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6.5.29.

그림책시렁 1772


《고래 도서관》

 지드루 글

 유디트 바니스텐달 그림

 박재연 옮김

 바람북스

 2023.6.30.



  바다에서 살며 파란별을 헤아리는 고래가 있습니다. 뭍에서 살며 책을 짓고 나누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다 + 고래 + 뭍 + 사람 + 책’이라는 다섯 갈래를 묶으려는 《고래 도서관》입니다. 언뜻 뜻깊게 줄거리를 짜는구나 싶으면서도, 막상 ‘이야기로 엮는 갈피’는 모자라구나 싶습니다. 고래로서는 몸에 긁힌 자국 하나하나가 ‘책’입니다. 고래 몸뚱이에 ‘따개비’가 붙어서 함께 바다를 가르며 오래오래 살아가기도 합니다. 따개비 하나도 언제나 책입니다. 고래가 뱃속에 어마어마하다 싶은 책숲을 품는다고 여겨도 되고, 이와 같은 곳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만, 너무 ‘종이책’에만 얽매인 얼개입니다. 바다에서 글월을 나르는 작은일꾼이 고래를 살살 어루만지면서 ‘긁힌 자국과 따개비’ 하나하나에서 숱한 이야기를 마음으로 느끼고 알아채는 줄거리를 짤 만하지 않을까요? 고래는 ‘저를 쓰다듬는 사람손길’을 느끼면서 ‘손마다에 남은 자국’에서 뭍살림을 읽어내는 줄거리를 짤 수 있습니다. 이 그림책을 펴면, 고래가 이모저모 궁금해서 사람한테 묻는다고 나오는데, 고개를 갸웃갸웃했습니다. 고래가 모를 까닭이 없는 일을 굳이 물어본다니 아리송합니다. ‘태어나는 아기’를 쳐다보지 못 하는 사람도, 바다도둑(해적)을 마냥 좋게 그리는 줄거리도, 이래저래 아쉽기만 합니다.


#La baleine bibliotheque (2021년) #Zidrou #Vanistendael #くじら圖書館


ㅍㄹㄴ


《고래 도서관》(지드루·유디트 바니스텐달/박재연 옮김, 바람북스, 2023)


수천 수만 권의 책들이 가다다순으로 가지런히 정리가 되어 있었지

→ 숱한 책을 가나다로 가지런히 놓았지

→ 숱한 책을 가나다로 가지런히 꽂았지

5쪽


이야기 속으로 푹 빠져들어 시간 가는 줄 몰랐지

→ 이야기에 푹 빠져들어 하루 가는 줄 몰랐지

→ 이야기에 푹 빠져들어 날 저무는 줄 몰랐지

5쪽


쉽게 들어주는 부탁은 아니었지만

→ 쉽게 들어주지는 않지만

→ 쉽게 들어줄 일은 아니지만

6쪽


망망대해 한가운데로 노를 저어 나가곤 했지

→ 난바다 한가운데로 삿대를 저어 나가곤 했지

→ 큰바다 한가운데로 나아가곤 했지

→ 한바다 한가운데로 가곤 했지

10쪽


나는 그녀를 꼭 껴안았어

→ 나는 짝꿍을 껴안았어

→ 나는 곁짝을 꼭 안았어

16쪽


우리를 죽이는 것이 마치 자기들의 존재 이유라도 되는 것처럼 말이야

→ 우리를 죽여야 살아갈 수 있는 줄 말이야

→ 우리를 죽여야 삶인 줄 여기고 말이야

→ 우리를 죽이며 살아야 하는 듯 말이야

23쪽


서로를 알아가는 여정이었지

→ 서로를 알아가는 길이었지

→ 서로를 알아가는 날이었지

25쪽


저 깊은 심연에서부터 자라난다는 전설적인 거대 나무 이야기도

→ 저 깊은 곳에서 자라난다는 큰나무 옛이야기도

→ 저 밑바닥에서 자라난다는 우람나무 이야기도

27쪽


나는 고래에게 가을날의 낙엽, 눈의 내음, 살랑바람에 흔들리는 풀과 7월의 태양 아래에서 즐기던 소풍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지

→ 나는 고래한테 가을잎, 눈내음, 살랑바람에 흔들리는 풀과 한여름해를 쬐며 즐기던 나들이를 이야기했지

28쪽


고래는 끊임없이 질문을 쏟아냈어

→ 고래는 끊임없이 물어봤어

28쪽


매일매일 사라지는 태양은 어디로 가는 거야? 거대한 공동묘지로? 끝없는 슬픔 속으로?

→ 꼬박꼬박 사라지는 해는 어디로 가? 커다란 두레무덤으로? 끝없이 슬픈 데로?

→ 날마다 사라지는 해는 어디로 가지? 큼직한 한무덤으로? 끝없이 슬픈 곳으로?

29쪽


고래의 미소를 보지 못한 사람은 유머라고는 없는 이야

→ 고래 웃음을 보지 못한 사람은 익살이라고는 없어

→ 고래 웃음을 못 본 사람은 재미라고는 없어

31쪽


얼마 만의 기별인지

→ 얼마 만에 듣는지

→ 얼마 만에 알리는지

→ 얼마 만에 여쭈는지

43쪽


이토록 아름다운 죽음을 맞이하는 나뭇잎들을

→ 이토록 아름답게 죽어가는 나뭇잎을

→ 이토록 아름답게 시드는 나뭇잎을

49쪽


한낮의 태양이 데워놓은 따듯한 모래 위에 앉아서 아직도 살짝 젖어 있는 책장을 조심스레 넘기며 책을 읽기 시작했어

→ 한낮에 따뜻한 모래에 앉아서 아직 살짝 젖은 종이를 살며시 넘기며 책을 읽어

→ 낮볕으로 따뜻한 모래에 앉아 아직 살짝 젖은 종이를 가만히 넘기며 책을 읽어

72쪽


그 별들 중 여럿이 해적이 되는 꿈을 꾸게 될 거란 것을 알았어

→ 별 가운데 여럿이 바다도둑이 되는 꿈을 꾸겠지

→ 별 여럿은 바다앗이가 되는 꿈을 꿀 테지

73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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