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받고주고



넌 누가 너한테 줄 때까지 누구한테도 “안 주는” 삶이니? 넌 누구한테서 무엇을 받거나 말거나 누구한테나 스스럼없이 ‘주는’ 삶이니? 네가 눈여겨보면 알 텐데, ‘주고받다’라 한단다. ‘받고주다’라 하지 않아. 받을 수 있거나 없거나 대수롭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고, “주는 삶”일 적에는 이미 “줄 수 있는 삶을 받았다”는 뜻이야. 거꾸로 ‘받는’ 사람은 “받을 수 있는 삶이 이곳에 있다고 알려주었다”는 뜻이지. 그래서 주는 사람은 이미 ‘주’는 사이에 다 ‘돌려받’아. 받는 사람은 이미 ‘받’는 사이에 다 ‘돌려줘’. 다만 이렇게 주고받거나 오가는 바람과 물결과 길을 못 보거나 못 느낄 수 있어. 잘 보렴. 푸나무는 햇볕을 받고서 꽃과 잎과 열매와 씨앗을 내놓지. 새는 꽃이며 열매를 듬뿍 머금으면서 노래를 베풀어. 나뭇가지에 앉거나 둥지를 틀어도 이미 기쁘게 받는 나날이야. 애벌레는 푸른잎을 기쁘게 받고서 나비로 거듭나면, 바야흐로 꽃가루받이에 날개춤을 베풀지. 자, 사람은 어떠니? 사람은 해한테서 받은 빛볕살을 누구한테 어떻게 돌려주니? 사람은 들숲메바다를 실컷 다루고 쓰면서 무엇을 어떻게 누구한테 돌려주려나? 남들이 뭘 어찌하는지 따지지 말고, 네가 오늘 무엇을 받고 무엇을 베푸는지 헤아리렴. 네가 나누는 손길과 눈길과 마음길이란 무엇인지 살피렴. 네가 누리고 즐기는 빛과 볕과 살이 얼마나 놀랍고 크고 따뜻하고 즐거운지 되새기렴. 무엇보다도 ‘받고주다’가 아닌 ‘주고받다’인 줄 알아야 해. 네가 늘 심는 씨앗을 바라볼 일이란다. 보고 듣고 느껴서 말할 일이야. 2026.3.22.해.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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