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11.12.
《독서와 일본인》
쓰노 가이타로 글/임경택 옮김, 마음산책, 2021.10.30.
아침부터 구름이 짙다. 비구름은 아니고 차갑게 휘감는 듯하다. 이튿날 셈겨룸(입시)을 치르느라 온나라 찬기운이 똘똘 뭉친다고 느낀다. 오늘도 멧노랑(산국)은 곱다. 아침에 국을 끓이려 하니 작은아이가 거든다. 낮에 빨래를 해놓고서 작은아이랑 모처럼 저잣마실을 함께 나온다. 둘이 등짐을 나누면 가붓하다. 16:40 시골버스를 타고서 해질녘 17:00에 마을앞에 내리니 작은아이가 바로 “마을은 조용하네요.” 하고 한마디한다. 읍내조차 시끄럽고, 버스도 길도 가게도 다 시끄럽지. 그런데 큰고장이나 서울은 귀청이 찢어질 만하단다. 다들 너무 시끄러운 곳에서 온하루를 보내느라 몹시 힘들고 기운을 잃는구나 싶다. 《독서와 일본인》은 왜 이리 일찍 판이 끊겼을까? 새책이 태어날 적에는 펴냄터·글쓴이·옮긴이에다가 새뜸(언론)까지 신나게 알린다. 그러나 새책이 끊기면 어느 누구도 안 알린다. 그냥 조용히 책이 빠진다. 모든 책이 오래오래 살아남을 수는 없다지만, 한두 해 만에 숨을 거두어도 될까? 고작 다섯 해나 열 해조차 못 버티고서 사라져야 한다면, 줄거리가 허술한 탓인가, 아니면 우리가 책을 고루 안 읽고 안 사는 탓인가? 그림책 읽는 아저씨를 기다린다. 어린이책 읽는 젊은이를 기다린다. 우리말꽃(국어사전)을 누구나 곁에 두고서 읽을 수 있기를 기다린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