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들숨날숨 나누기 2025.10.22.물.
사람인 네가 숨을 내쉬기에, 풀씨랑 나무씨가 네 곁으로 다가와서 풀숲과 나무숲을 이루려고 한단다. 풀과 나무는 ‘사람숨(사람 날숨)’을 받아들이고 싶어하거든. 풀과 나무에 깃드는 벌레와 나비와 개구리와 뱀과 새와 짐승도 한마음이야. 다들 사람이 “들숨날숨으로 짓는 사랑이라는 빛씨”를 느끼고 누리고 싶은 마음이지. 그래서 다들 사람 곁으로 다가와서 노래를 베풀어. 기뻐서 노래하고, 반갑게 노래하지. 다 다른 숨붙이는 다 다른 숨결과 숨소리로 노래한단다. 잘 부르거나 못 부르는 노래는 없어. 온누리 온노래는 온사랑을 그리는 온마음을 담아서, 온빛을 그리는 온가락이란다. 사람이 왜 이 별에서 삶을 짓는지 알겠니? 사람이 삶을 짓는 길에 뭇숨결이 왜 함께 어울리며 푸르게 빛나는지 알겠니? 사람 곁으로 왜 숱한 숨붙이가 찾아와서 노래하고 푸르게 일렁이는지 알겠니? 서로 들숨날숨을 편단다. 들숨을 베풀고 날숨을 받아. 들숨을 받고 날숨을 베풀어. 주고받는 동안 한빛을 이뤄. 오가는 사이에 한바람을 일으켜. 다가가고 다가오는 마음이 만나면 아침이 깨어나고 낮이 환하고 저녁이 그윽하고 밤이 밝고 새벽이 새롭단다. 나란히 다가서기에 드나드는 길을 눈빛으로 먼저 내고서, 손빛으로 같이 내고, 다리빛으로 같이 내지. 드나드는 숨빛으로 이 별에서 모두 한몸인 줄 알기에, 함부로 굴 까닭부터 없어. 내 몸짓은 모두 씨를 뿌리는 길이고, 네 몸짓도 언제나 씨를 심는 길이야. 서로서로 받아들여서 바꾸어 가니까, 어떻게 들이쉬고서 내쉴는지 낱낱이 짚고 보아야 해.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