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낮, 제법 따뜻했습니다. 아니, 더웠습니다. 그래서 긴팔 웃도리를 벗고 가방에 끼워둔 채 돌아다녔습니다. 반소매 차림으로.

 오늘 낮, 어제만큼 덥지는 않지만 햇볕이 따사롭습니다. 도서관에서 손 비비며 글을 쓰다가 옥상에 올라가 해바라기를 하면서 파리 구경을 합니다. 얼어죽거나 겨울잠을 자야 할 파리들이 한두 마리 날아다닙니다.

 그제 담가 놓았던 긴바지 두 벌을 빱니다. 찬물 빨래라 손이 시리지만, 얼어붙지는 않습니다. 다만, 영차영차 빨아서 햇볕에 널어 둔 다음 도서관으로 내려와서 글쓰기를 다시 하는데 손가락이 잘 펴지지 않습니다.

 언제부터 보일러를 돌리면 좋을는지, 아니, 고장난 보일러를 고쳐야 할지 말아야 할지 아직 망설입니다. 올겨울은 영 도 아래로 떨어질 날이 있을까요? 뒷간에서 《잘 먹겠습니다》(그물코,2007)라는 책을 읽다가 “흙이 건강하면 벌레나 해충이 끼지 않습니다. 건강한 사람이 병에 안 걸리듯 건강하지 못한 흙에 병충해가 붙는 것입니다.(57쪽)”라는 대목에 밑줄을 긋습니다. 지금 우리 삶터는 얼마나 튼튼할까요. 우리 나라 날씨는 얼마나 날씨다울까요. 이런 날씨를 느끼면서(또는 아예 안 느끼면서) 살아가는 우리들 몸과 마음은 얼마나 튼튼할 수 있을까요. (4340.11.7.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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