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10.4.


《교토대 과학수업》

 우에스기 모토나리 글/김문정 옮김, 리오북스, 2016.1.5.



이제 비는 그치고 구름도 조금 걷힌다. 새벽안개가 뽀얗다. 오늘은 신나게 빨래하는 날이로구나. 씻고 빨래하고 넌다. 콜록거리는 두 아이를 돌아보고, 국을 끓이고 밥을 짓는다. 부엌일을 돌보고, 책을 추스른다. 저녁을 앞둘 무렵, 아이들이 먹을 과일을 장만하려고 두바퀴를 달린다. 한가위를 앞두고 시골에 쇠(자가용)가 넘친다. 면소재지도 마을도 쇠가 북적댄다. 설이며 한가위에는 으레 쇠를 몰고서 옛집(고향)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여기는데, 이럴 때일수록 쇠를 모두 집에 놓고서 움직이자고 마음을 바꾸어야 하지 않을까? 여러모로 보면, 한가위나 설에 못 쉬는 사람이 수두룩하다. 이맘때에는 버스·기차가 더 다닌다. ‘나흘쯤일(주4.5일제)’이란 뭘까? 좀 곰곰이 짚을 노릇이다. 돈터(은행)나 여러 벼슬터(공공기관)도 쉼날에 열기도 해야 맞다. 보라, 한가위라 해서 나락이 안 자라나? 설이라 해서 마늘이 잠드나? 해날(일요일)이기에 별이 안 돋고 비가 안 오나? 《교토대 과학수업》을 모처럼 돌아본다. 잘 나온 책이라고 느끼지만 일찍 판이 끊겼다. ‘교토대’나 ‘과학’이라는 줄거리보다는, “배우고 가르치는 자리”에서는 늘 주고받으며 마음을 북돋아 생각을 일으킬 노릇이라는 대목을 눈여겨볼 일이다. 생각을 마음에 심으니 생각이 빛나고 자란다. ‘부스러기(지식·정보)’를 심으니 골아프고 쳇바퀴질에 갇힐 뿐, 스스로 샘솟는 빛이 없다. 이 나라 벼슬밭(정치)도 글밭(문학)도 생각 아닌 부스러기에 사로잡혔다.


#上杉志成 #京都大學アイデアが湧いてくる講義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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