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9.29.
《골목에서 배우는 인권》
인권연대 엮음, 철수와영희, 2025.8.29.
새벽에 짐을 꾸리고서 움직인다. 하룻밤을 집에서 누운 다음 다시 먼길을 나선다. 고흥읍을 거쳐서 서울버스를 타는데 아주 졸립다. 잠이 모자라다기보다는 몸이 쉬고 싶구나. 두 시간 남짓 쉬고서 글을 쓰고 책을 읽는다. 바로 전철을 갈아타는데, 책을 읽다가 그만 내릴 곳을 지나친다. 돌고돌아서 덕성여대 앞 〈신고서점〉에 닿는다. 한 해 만에 찾아든다. 자주 찾아도 눈에 띄는 책이 한가득일 테지. 이제 화곡동 〈악어책방〉으로 건너간다. 한참 걸린다. ‘마음글쓰기’ 모임을 조곤조곤 꾸린다. ‘딸아들’이라는 이름과 ‘생각’이라는 낱말과 속으로 품으면서 이야기꽃을 편다. 밤에 길손집에 깃드는데 발과 몸을 씻고서 이내 곯아떨어진다. 《골목에서 배우는 인권》을 읽었다. 여러 사람 여러 글을 읽으면서 생각해 본다. 아무래도 ‘교수’라는 이름을 붙잡는 분은 ‘골목·마을·삶·이웃·살림·숲·아이·말글’을 거의 모르거나 너무 등지는 틀에 스스로 얽매는구나 싶다. 우리나라는 유난히 ‘대학교수’한테 기대고, 이들을 우러른다. 웬만한 새뜸(언론)뿐 아니라 벼슬(공직자)까지 이들이 차지한다. 살림하며 아이를 사랑한 아줌마를 경제장관·교육장관으로 못 앉히는 굴레라면, 나라가 제대로 못 구른다고 느낀다. 골목에서 사람길을 배우려면, 먼저 작은 골목집에 깃드는 골목사람으로 지낼 노릇이다. 스스로 골목살림을 하고 난 뒤에라야 골목을 바탕으로 사람빛을 풀어내야 맞다. 그렇지만 교수님치고 골목이나 시골이나 들숲메에 깃들어 먼저 가만히 배우고서 새롭게 가르치는 길에 서는 사람은 다섯손가락으로도 꼽을 수 없을 만큼 너무 없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