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또래집단 2025.9.27.흙.



나이나 몸이나 마음이나 삶이나 여러모로 비슷하거나 닮을 적에 ‘또래’라고 해. 나이만 비슷한 또래가 있고, 마음과 길과 눈이 비슷한 또래가 있어. 돈과 이름과 힘이 비슷한 또래가 있고, 이야기꽃과 숨결이 비슷한 또래가 있단다. 또래란 수두룩해. 네 스스로 어떻게 살아가기를 바라느냐에 따라서 다 다른 또래를 이루지. 나이만 같고 마음과 삶이 아주 다르거나 어긋나는 또래가 있어. 나이는 달라도 뜻과 길이 같구나 싶은 또래가 있고. 네가 깃들거나 바라는 또래는 어떤 모습과 갈래이니? 오늘날 이 별에서 여러 학교·일터·마을·모임을 죽 보면, 나이나 몸만 비슷하게 또래로 묶기 일쑤야. 나이나 몸은 달라도 되는데, 나이와 몸만 앞세우고서 마음·길·눈·살림·숨결은 안 살피는 탓에, 사납고 모질며 짓궂은 ‘또래무리’가 생기고 말아. 또래란, 비슷하다고 여겨서 모이는 사이잖니? 그러다 보니 “우리랑 나란히 안 하네?” 하고 여기는 누가 있으면, 바로 따돌리고 괴롭힌단다. “우리랑 똑같이 안 하네?” 하고 느끼는 누가 있으면, 바로 쳐내고 때리고 밟더구나. 왜 또래를 움직이려고 하니? 왜 또래를 뭉치려고 하니? ‘또래’가 아닌 ‘동무’로 동글게 돌보고 돕는 사이로 나아갈 노릇이야. ‘또래’가 아니라 ‘두레’로 두르고 둘러보고 나눠서 일하는 길을 찾을 노릇이지. 묶으니까 올가미에 발이 잡혀서 못 나와. 무리를 지으니까, 삶과 살림을 안 지으면서 사랑을 몰라. ‘지음·짓기’란 억지도 굴레도 아닌, 햇빛과 별빛과 숲빛과 바람빛과 바다빛을 담을 노릇이란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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