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9.3.
《우리가 지켜야 할 동물들》
마틴 젠킨스 글·톰 프로스트 그림/이순영 옮김, 북극곰, 2020.2.1.
풀을 치는 칼을 돌리는 소리가 시끄럽다. 기름을 먹이는 칼날로 풀을 치면 온통 죽음냄새가 퍼질 뿐 아니라, 일하는 사람 스스로도 땀범벅인데, 굳이 이렇게 해야 한다고 여기고, 나라에서도 이런 일에 돈을 듬뿍 베푼다. 풀죽임물을 마구 뿌릴 적에도 똑같다. “농업은 농약·기계·화학비료·비닐을 듬뿍 쓰며 돈도 나란히 잔뜩 뿌려야 한다”고 여기는 굴레이다. 농림부란 곳은 2025년에 20조 원을 나라돈으로 굴린다는데 어디에다 쓰려나? 늦은낮에 두바퀴로 논둑길을 달린다. 제비 뒷무리를 본다. 제비 뒷무리는 조촐하다. 가을논 참새무리도 되게 작다. 한가을쯤 이르면 까치에 까마귀도 무리를 지을 텐데, 올해에는 어느 만큼 되려나. 《우리가 지켜야 할 동물들》을 돌아본다. “지켜야 할”이라고 붙일 때부터 ‘옳고그름 싸움’으로 번진다고 느낀다. “안 지켜도 될” 짐승과 풀벌레와 풀꽃나무가 없다. 다 다른 숨결은 다 다르게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 그러니까 “우리와 함께살 이웃” 같은 눈으로 바라볼 때에 제대로 이야기를 풀 만하다. 사라지려는 짐승만 지켜야 하지 않다. 비둘기도 지네도 우리랑 함께살 이웃이다. 살림눈과 살림손과 살림빛을 헤아리는 모든 사람이 다 다르게 살림꾼으로 깨어나기를 빈다.
#SelteneTiere #EinAtlasderbedrohtenArten
#MartinJenkins #TomFrost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