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8.28.


《너희는 봄을 사지만 우리는 겨울을 판다》

 성매매피해여성지원센터 살림 엮음, 삼인, 2006.8.18.



집안일을 하면서 쉰다. 아무것도 안 한다면 ‘드러눕기’라 할 테고, 집안을 돌보면서 아이들하고 어울리는 하루이기에 ‘쉬기’라고 느낀다. 책읽기나 글쓰기는 ‘일하기’요, 풀꽃나무를 마주하면서 하늘길과 볕살을 살피는 하루는 ‘살림’이라고 느낀다. 낮나절에 ‘닥치다’라는 낱말을 헤아린다. “닥치는 대로” 꼴로도 쓰지만, ‘다물다’랑 같은 뜻인 두 가지 쓰임새이다. 무슨 일이건 “닥치는 대로” 한다면 “생각없이 마구” 날뛰는 셈이다. “닥치고 내 말 들어!”라 외친다면 혼자 제멋대로 구는 셈이고. ‘답치기’를 일삼거나 ‘답답굴레’를 씌우는 무리가 있었기에 ‘닥치다 ㄱㄴ’이 태어났다고 느낀다. 《너희는 봄을 사지만 우리는 겨울을 판다》는 2005년에 처음 나왔다. 이듬해에 새옷을 입었고, 어느덧 스무 해를 살아낸다. 한쪽은 살림돈을 벌려고 몸을 팔고, 한쪽은 살림돈이 남아서 몸을 산다. ‘봄’을 사려고 돈을 쓰기 앞서, ‘봄’이 오도록 돈을 나누는 길을 열 줄은 모를까? 이제 누구나 알듯, 이 나라에 돈이 없지 않다. 뒷돈을 챙기는 무리가 그득할 뿐이고, 뒷돈으로 노닥질을 일삼을 뿐이다. 쉽게 떼돈을 버는 이는 쉽게 노닥이지만, 땀과 이슬과 사랑으로 살림돈을 버는 이는 으레 이웃하고 손길을 나눈다.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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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애의 시시각각] “친구에겐 모든 것을, 적에겐 법을”

https://n.news.naver.com/mnews/hotissue/article/comment/025/0003461599?cid=1058840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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