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9.6.
《랩걸》
호프 자런 글/김희정 옮김, 알마, 2017.2.16.첫/2018.1.24.13벌
새벽소나기를 듣는다. 큰아이랑 곁님이 벌떡 일어나서 “비온다!” 하고 외치며 반긴다. 시골에서는 한동안 비가 뜸해서 첫가을에도 꽤 더웠다. 비는 하늘을 씻고 새벽을 씻을 뿐 아니라, 새벽길을 나서려는 나를 배웅하라고 깨운 셈이다. 옆마을로 걸어가는 논두렁에서 ‘동틀녘구름’을 바라본다. 아름답다. 순천을 거쳐 전주에 닿아서 〈일신서림〉부터 들른다. 책내음에 젖자니 벼락비가 쏟아지네. 이윽고 〈책보책방〉으로 걸어가서 ‘마음·말·마실을 누리는 하루’라는 이름으로 노래쓰기(시창작수업)를 꾸리는데 해가 쨍쨍 난다. 《랩걸》을 돌아본다. 이 책이 갓 나오던 2017년에 이 책이 좋다며 나한테 건네고(선물) 싶다던 이웃님이 여럿 계셨는데, 마을책집에서 선 채 읽다가 “무엇이 좋은지 모르겠는걸요?” 하고 도리질을 하면서 ‘여성과학자’가 쓴 책이라든지, ‘과학자’라는 이름은 못 얻었어도 아름길을 걸은 분이 남긴 책 몇 가지를 종이에 이름을 적어서 건네곤 했다. 굳이 ‘남성과학자·남성학자’ 책을 읽어야 할 까닭이 없고, ‘여성과학자·여성학자’ 책을 살펴야 할 복합오염일이 없다. 이 삶을 오롯이 헤아리면서 숲빛으로 품는 숨결로 아이곁에서 하루를 노래한 모든 어질고 슬기로운 어른이 남긴 이야기를 읽으면 된다.
《나무 위의 여자》(줄리아 버터플라이 힐)
《수리남 곤충의 변태》(미리아 지빌라 메리안)
《곤충화가 마리아 메리안》
《나무 위 나의 인생》(마거릿 D.로우먼)
《소설 복합오염》(아리요시 사와코)
《슬픈 미나마타》(이시무레 미치코)
#LabGirl #HopeJahren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