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8.26.
《즐거운 어른》
이옥선 글, 이야기장수, 2024.8.26.
서울은 밤이며 새벽에 벼락비가 들이붓는다. 길손집에 누워서 빗소리를 한참 듣는다. 아침에 책짐을 꾸려서 숭실대 옆 〈라이브러리 & 두란노〉로 간다. 이오덕·권정생 두 분이 주고받은 글월에 담은 뜻은 ‘오늘까지’라는 머릿글로 새길 수 있다. 오늘까지 힘들었어도 오늘부터 새롭게 일구고, 오늘까지 못 하거나 안 되었으면 오늘부터 새로 돌보는 살림을 가꾼 두 분이라 여길 만하다. 날개(비행기)도 마실(여행)도 안 한 삶으로 오직 어린이곁을 지킨 두 어른 발걸음이란, 우리도 오늘 이곳에서 그야말로 ‘오늘까지’ 살아온 길을 되새기면서 ‘오늘부터’ 지을 꿈을 심는 매무새로 삼을 만하다. 《즐거운 어른》은 틀림없이 글쓴이 스스로 ‘즐겁고 싶은 오늘’을 글감으로 삼았을 텐데, 처음부터 끝까지 내내 ‘즐겁다’를 외치지만 정작 즐거워 보이지는 않는다. ‘남이 즐겁게 보아줄’ 일거리를 자꾸 ‘만들거나 짜낸’다고 느꼈다. 남이 아닌 글쓴이 스스로 ‘내가 오붓하며 수수하고 가만히 즐거울 하루’를 살면 넉넉할 텐데. 누구나 스스로 살아가는 대로 보고 느낀다. 부엌에서 밥을 짓고 설거지를 할 적에도 멧새가 마당으로 날아앉아서 쩌렁쩌렁 베푸는 노래를 언제나 듣는 터전이라면, 마음과 말을 스스로 멧빛과 숨빛으로 물들인다. 미닫이만 열면 부릉부릉 오가는 소리가 하늘을 뒤흔드는 서울·큰고장 잿집(아파트)에서 살아가면 바로 이곳에 뿌리를 내린 눈으로 둘레를 바라본다. “등 따습고 배부른 살림”이 잘못일 까닭이 없다. 이제 우리나라는 두루 등 따습고 배부른 서울살이가 자리잡은 듯싶다.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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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우리 나라지기하고 미국 나라지기가 만난 듯싶다. 이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웃님이 있기에 토씨 하나 빼먹지 않고서 보여주는 그림을 살펴본다. 우리나라에서 띄운 그림은 여러모로 우리 나라지기를 감싸거나 추키려는 얼거리이더라. 스스로 창비한 줄은 알기 때문일까?
Trump holds sprawling Q&A in Oval Office with South Korean president
https://www.youtube.com/watch?v=7l8zMbp3628
한미회담 동시통역 생방송
https://www.youtube.com/watch?v=r9BNNRiMbf8
(이 동시통역 생방송을 보면 ‘좀 개인감정’이 깃들었되, 두 나라지기가 만난 일에서 우리 나라지기가 ‘우리 이야기’를 아예 안 한 대목을 짚어 주었다. 왜 우리나라 이야기를 안 하고서 딴소리를 잔뜩 늘어놓아야 했는지 헤아릴 노릇이다. 또한 알랑방귀를 뀌려고 미국까지 건너갔는지 알쏭달쏭하기도 하다.)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