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말 / 숲노래 책넋

2025.8.11. 등과 팔과 가슴에



  등에는 24kg쯤 메고, 팔에는 4kg쯤 걸고, 가슴에는 11kg쯤 안는다. 나는 바보인가? 바보이다. 이른바 책바보요, 책짐꾼이자, 책나름이로 지낸다. 시외버스에서 살짝 자고서 《내일, 날다》(쓰카다 스미에/김영주 옮김, 머스트비, 2018)를 마저 읽는다. 시외버스가 구르는 바퀴소리에 빗소리가 섞인다. 들숲메를 가를 적에는 매미소리하고 풀벌레소리를 듣는다. 《내일, 날다》는 일본 어느 아줌마가 쓴 글(동화)이라고 한다. 아줌마 글빛이 놀랍도록 반짝인다. 읽는 동안 눈물이 너덧 벌쯤 뺨을 타고서 흐른다. 비오는 길을 달려서 시골집으로 돌아간다. 고흥읍에서는 택시를 타야지 싶다. 거의 40kg 책살림은 수레한테 맡기자. 몸에 기운을 남겨야 우리 보금자리에 닿아서 아이들하고 두런두런 이야기할 수 있다. 등과 팔과 가슴으로 책을 나른다. 등이 있고 팔이 있고 가슴이 있으니, 우리 보금자리를 책마루숲으로 일군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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