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7.15.


《몸과 이야기하다, 언어와 춤추다》

 이시다 센 글/서하나 옮김, 1984Books, 2024.6.5.



어젯밤에는 구름이 싹 걷히면서 별빛이 물결쳤다. 이러다가 새벽부터 비구름이 모이면서 가볍게 빗방울을 뿌린다. 논밭에 뿌려대는 풀죽임물을 씻어내려는 비라고 느낀다. 낮으로 접어들며 구름이 조금씩 걷히면서 해가 난다. 한여름해를 느끼면서 저잣마실을 다녀온다. 읽고 쓰면서 걸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시골버스에서 하루글을 바지런히 썼다. 짐을 부리고서 씻고, 저녁을 먹은 뒤에는 곯아떨어진다. 《몸과 이야기하다, 언어와 춤추다》를 읽었다. 우리말은 틀림없이 ‘말’인데, 말을 ‘말’이라 말하는 글바치가 드물다. 말이 무엇인지 모르니 ‘말’이라는 낱말을 안 쓰거나 못 쓸 테지. ‘몸’과 ‘이야기’와 ‘춤’이라는 낱말에 삶과 얽혀 수수께끼가 흐른다. ‘마음’과 ‘눈’과 ‘보다’라는 낱말에도 삶을 들려주는 수수께끼가 감돈다. 우리말도 일본말도 영국말도 저마다 오래오래 삶을 이은 사람들 숨결이 낱말마다 도사린다. 이 길을 읽어낼 적에 말글이 빛난다. 이 숨길을 읽지 않거나 지나치면 말글이 바랜다. “말과 춤추다”라는 수수한 말씨 한 마디를 쓸 줄 안다면 스스로 눈을 틔우되, 이 수수한 말결을 놓친다면 숱한 나날이 흘러도 실마리를 못 보면서 쳇바퀴를 돌 테지. 그나저나 줄거리가 꽤 아쉽다. 다가서다 만 듯하다.


#からだとはなすことばとおどる #石田千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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