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7.25.
《날마다, 도서관》
강원임 글, 싱긋, 2025.4.12.
오늘은 이른아침이 아닌 느슨아침에 움직인다. 이틀째 물도 못 마시면서 끙끙대던 몸으로 바깥일을 갈 수 있겠느냐고 걱정하려던 곁님이 “스스로 제대로 돌보는 몸으로 다녀오라”고 이른다. 언제나 걱정은 걱정씨를 심어서 걱정나무로 자라고, 꿈은 꿈씨로 깃들어 꿈나무로 자란다. 어제그제 속을 비우고서 오늘도 속을 비우니 찬앓이(냉방병)로 고된 몸이어도 한결 가볍다. 고흥읍을 거쳐서 부산으로 달리는 시외버스에서는 천을 걷고서 해를 쬔다. 사상나루에 닿고서 과일물과 소젖을 5㎏ 장만한다. 오늘부터 사흘치 끼니이다. “물만 먹고 어찌 사느냐?”고 묻는 분이 많지만, 우리가 먹는 “덩어진 밥”은 밑동이 모두 ‘물’이요, 더 들여다보면 ‘비(빗물)’이다. 〈책과 아이들〉에 닿고서 한동안 낮잠으로 몸을 쉬고서 19∼21시에 ‘동심읽기’ 모임을 꾸린다.
《날마다, 도서관》을 반갑게 읽었다. 느낌글은 아직 안 썼다. 더 삭이며 기다린다. 어릴적(1980년대) 인천에서 어린이는 책숲(도서관)에 손님으로 못 들어갔다. 오늘날은 어린이가 뛰놀 수도 있을 만큼 바뀌었다. 지난날에는 거의 ‘아저씨’가 책숲을 자주 드나들었다면, 거꾸로 오늘날에는 ‘중년남성 출입금지’ 칸이 늘어난다. 참 얄궂다. 아저씨(중년남성)한테 오히려 더 그림책과 동화책을 읽으라 건네면서, 아저씨한테 어깨동무(페미니즘·평화 수업)를 가르쳐야 맞지 않을까? 나는 서른 해 남짓 그림책·동화책 비평을 하면서 꾸준히 읽는데, 이제 우리나라 책숲에서는 아저씨로서 드나들 틈이 안 보여서 그냥 책집마실을 하면서 그림책·동화책을 사읽는다. 우리는 날마다 바람을 읽으며 바람이 되고, 날마다 서로 이야기하기에 서로사랑을 짓고, 날마다 책 한 자락 가슴에 품기에 스스로 눈뜨며 어질게 일어선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