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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 ㅣ 사계절 그림책
아서 가이서트 글.그림 / 사계절 / 2011년 2월
평점 :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7.27.
그림책시렁 1608
《꿀!》
아서 가이서트
사계절
2011.2.24.
모든 풀꽃나무는 들살림이자 숲살림입니다. 오늘 우리는 서울 한복판에까지 꽃가게가 있습니다만, 풀도 꽃도 나무도 들숲메에서 푸르게 자라고 싱그럽게 퍼지던 숨결입니다. 모든 짐승은 들짐승이자 숲짐승입니다. 오늘 우리는 짐승우리에 가둘 뿐 아니라, 집짐승으로 삼거나 귀염짐승으로 거느리는데, 모든 짐승은 저마다 들과 숲과 메에서 호젓하게 뛰놀고 어울리면서 사랑스러웠습니다. 《꿀!》은 얼핏 들빛을 덜 잊거나 덜 잃은 여러 새끼돼지와 어미돼지를 보여주는 듯합니다. 따사로이 바라보고 지켜보는 눈망울을 붓끝으로 차분히 옮겼구나 싶습니다. 다만, 이 그림책도 돼지를 ‘사람들이 고기로 삼으려고 가둔 틀’에서는 못 벗어납니다. 아무래도 어려울는지 모르지만, 곰곰이 보면 하나도 안 어렵습니다. 귀엽게 뛰노는 돼지로만 그리기보다는, 숲밭(농장) 한켠에서만 노는 돼지로만 얽매기보다는, 온들과 온숲과 온메를 실컷 쏘다니는 들돼지와 숲돼지로 그리면 됩니다. 사람도 모름지기 들사람에 숲사람에 멧사람입니다. 이제 우리는 시골마저 팽개친 채 죄다 서울사람(도시인)이 되었고, ‘사람’이 아닌 ‘시민(市民)’ 같은 허울에 스스로 가둡니다만, 우리는 ‘어느 시(castle) 주민’이 아닌 ‘집사람(짓는이)’입니다.
#ArthurGeisert #Oink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