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6.23.


《산기슭에서, 나 홀로》

 우에노 지즈코 글·야마구치 하루미 그림/박제이 옮김, 청미, 2025.2.20.



볕바른 하루이다. 천천히 이웃마을로 걸어간다. 07:40 시골버스를 타고서 포두면으로 건너간다. 이윽고 이웃님과 함께 영남초등학교로 간다. 오늘은 ‘바다’라는 낱말을 바탕으로 이곳 고흥이 어떤 숨빛을 푸르면서 파랗게 품는지 풀어내어 이야기한다. 어린씨마다 바다를 어떻게 겪고 보고 만나고 헤아리는지 쪽종이로 적어 본다. 바탕을 이루는 바닥이면서 바람과 나란히 어울리면서 뭇숨결한테 밥을 베푸는 물방울인 바다이다. 《산기슭에서, 나 홀로》를 읽으며 자꾸 아쉽고 갸웃갸웃했다. 멧집에서 지내는 하루를 이만 한 글로 겨우 적바림하는구나. 더 낫거나 나쁜 멧골살이나 시골살이란 없다. 그저 내가 나로서 살아가는 터전이 있다. 서울살이가 나쁘거나 낫지 않다. 스스로 깃들려는 마음에 따라서 스스로 지으려는 사랑이 어울리면 어디에서나 ‘보금자리’요 ‘둥지’이다. 새는 집을 짓고서 알을 낳아 새끼를 돌본다. 새는 시골이나 서울을 안 가린다. 먼먼 옛날부터 깃든 터전만 헤아린다. 사람은 터에 따라 무엇을 보거나 느끼는가? 우리는 먼먼 옛날부터 마음과 마음으로 이으면서 슬기롭고 어질게 가꾼 살림을 보거나 느끼는가? 겉모습이나 허울이나 이름값에 얽매이는 탓에 정작 나다운 길을 스스로 잊고 잃는가?


#上野千鶴子 #八ヶ岳南麓から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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