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같은 3
아소 카이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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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7.5.

빛나는 두 얼굴


《와, 같은. 3》

 아소 카이

 김진수 옮김

 대원씨아이

 2021.12.15.



  흔히들 ‘행운’이 찾아오기에 ‘행복’하다고 여기지만, 가시밭길을 그저 조용히 걸어가는 삶도 ‘기쁨’이자 ‘보람’입니다. 꽃밭을 가꾸면서 꽃내음을 맡으면서 언제나 고즈넉이 꽃빛을 품는 시골살림도 ‘즐거움’이자 ‘빛’입니다.


  얼핏 보면 돈을 아끼겠다면서 ‘에어컨’을 안 쓸 수 있지만, 이보다는 ‘에어컨’을 틀면 틀수록 몸이 망가지기 때문에, 여름에 기쁘게 땀을 흘리면서 스스로 몸을 돌보는 길을 나아갈 만합니다. 푸른별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에어컨’을 쓴 지는 기껏 온해(100년)조차 안 되고, 쉰 해도 안 되며 서른 해가 될 동 말 동합니다.


  땀흘려 일하면서 몸을 튼튼히 돌보고, 느긋이 쉬면서 마음을 든든히 가꾸는 삶입니다. 땀과 삶과 하루를 글로 옮겨도 아름답고, 따로 글로 안 옮겨도 아름답습니다. 글로 태어나지 않은 아름다운 나날이 흐드러진 곳이 우리별이지 싶습니다.


  《와, 같은. 3》(아소 카이/김진수 옮김, 대원씨아이, 2021)을 돌아봅니다. 아이하고 살아가는 길이 어떻게 새길이면서 새살림이면서 새사랑으로 피어나는지 뒤늦게 알아보는 줄거리입니다. 내가 설마 이렇게 해낼 수 있을까 싶어서 걱정하고 두려웠지만, 막상 아이들은 아무렇지 않게 스스럼없이 받아들이기에, 오히려 언제나 아이한테서 배우는 나날을 들려주는 줄거리이기도 합니다.


  함께 듣고 같이 배우는 모든 하루가 빛납니다. 아이를 낳아서 돌보자면 틀림없이 아이한테 온하루를 기울일 노릇인데, 이렇게 아이한테 들이는 온하루가 있기에, “늘 나를 나로서 바라보는 틈”을 누려요. 아이하고 눈을 마주하는 사이에 “언제나 나를 나로서 품는 손길”을 누리고요.


  아이는 어버이 얼굴을 보면서 빛납니다. 어버이는 아이 얼굴을 보면서 빛나요. 우리가 꼭 아기를 낳아야 하지는 않습니다. 몸으로 낳든, 이웃집 아기를 돌아보든, 모두 나란히 빛나는 숨결입니다. 온누리 모든 아이가 다 다르게 빛나는 사랑인 줄 알아보려고 한 걸음 내딛을 수 있으면 되어요. 내딛기에 배우고, 배우기에 익히고, 익히기에 나누고, 나누기에 사랑이 샘솟고, 사랑이 샘솟으니 이 삶을 언제나 노래합니다.


ㅍㄹㄴ


“나도 이 나이 먹도록 아직 잘 모르는 매너도 있거든. 하지만 사람은 살아가는 동안 계속 식사를 해야 하지. 기왕이면 깔끔하게 먹을 수 있는 게 좋지 않겠니? 젓가락질하는 법을 잊어버리면, 잘하는 사람을 흉내내면 돼.” (22쪽)


“어머니가 예쁜 옷을 입고 싶어하는 것처럼 아이도 마찬가지입니다. 여자아이라면 더더욱 그렇죠. 전혀 안 입은 옷도 있습니다. 한 번이라도 좋으니까 입혀 주세요. 아이는 눈 깜짝할 사이에 크니까요. 아깝지 않습니까.” (45쪽)


“나도 젊고 돈이 없었더라면 어떻게 아이를 키워야 할지 몰라서 쩔쩔맸을 거야.” “그런가.” “나이를 먹어도 전혀 힘이 되어 주지 못하는 것 같기도 하고.” (54쪽)


‘아이란 굉장하구나. 그저 우는 줄만 알았는데, 갑자기 상을 준다.’ (120∼121쪽)


#のような #麻生海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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