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5.5.13.
오늘말. 저자
뿌리를 내려서 줄기를 올리면서 가지를 뻗기에 나무입니다. 해바람비를 두루 맞아들여서 든든히 자리잡은 나무이기에 비로소 줄기이며 가지를 얻어서 여러모로 나무질을 할 수 있고, 이모저모 짜서 살림으로 누려요. 깎아서 쓸 만한 밑나무란 푸른숲을 이룬 아름드리이게 마련입니다. 먼저 들숲메부터 푸르고 깊어야 나무 한 그루를 고맙게 얻습니다. 큰채를 짓든 낱채를 짓든 마찬가지예요. 한채를 세우건 홑채를 놓건 숲을 이룬 나무가 있어야 집을 올립니다. 오늘날은 어느새 장사판으로 바뀌었기에 돈만 치르면 땔감이건 어린나무이건 손쉽게 산다지만, 스스로 심어서 돌본 나무를 도끼로 넘어뜨려서 톱으로 손질해 볼 때라야 비로소 살림길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습니다. 때때로 저자에 마실을 가서 살림거리를 장만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지은 살림살이를 저잣마당에 내놓고서 이웃하고 스스럼없이 나눌 수 있습니다. 널리 드나드는 저잣터요 장삿골입니다. 호젓이 흐르는 마을이요 골목입니다. 바람 한 줄기는 숲을 간질이고서 들을 거쳐서 살림집으로 드나듭니다. 햇볕 한 자락은 온누리를 고루 감싸면서 뭇숨결을 북돋웁니다. 가만히 움직이는 하루입니다.
ㅍㄹㄴ
한채·낱집·낱채·혼집·혼잣집·홑집·홑채·혼살림집·혼살이집·홑살림집·홑살이집 ← 사저(私邸)
나무깎기·나무벼림·나무새김·나무손질·나무질·나무일·나무·나무붙이·밑나무·깎다·다루다·짜다 ← 제재(製材)
장사·장사하다·장사판·장사마당·장사밭·장삿길·장삿골·저자·저잣거리·저잣길·저잣골·저잣마을·저잣집·저잣마당·저잣판·저잣터 ← 상권(商圈)
발걸음·발길·발씨·사람·사람들·드나들다·움직이다·흐르다·흐름·흐름길·흐름결·물줄기 ← 유동인구(流動人口)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