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4.8.


《멍텅구리, 세상을 바꾸다》

 조르주 상드 글·와이 그림/이인숙 옮김, 계수나무, 2005.4.5.



면사무소에서 큰아이 ‘문화누리카드’를 받으러 오라기에 논두렁을 두바퀴로 달려서 찾아간다. 그러나 일꾼은 없고, 조용한 면사무소 다른 일꾼은 손전화로 놀기에 바쁘다. 예전에는 면사무소 일꾼이 셈틀로 웹툰이나 영화를 보면서 놀았다면, 요즘 면사무소·군청 일꾼은 손전화로 논다. ‘오라’ 해놓고서 ‘출장’으로 자리를 비우면 어쩌란 소리일까? 자리를 비웠던 분이 나중에 우리집으로 찾아온다. 그래서 이분한테 “왜 산불방송을 날마다 30∼50벌씩 하나요? 저녁 5시부터 7시까지는 10분마다 틀어대는데, ‘소음공해’를 넘어서 ‘소음폭력’ 아닌가요?” 하고 물어본다. 면사무소 일꾼은 ‘안동산불’을 비롯해 큰불이 나기 때문이라 말하지만, 이미 고흥군은 우리가 이곳에 처음 살던 2011년부터 날마다 산불방송을 틀어댔다. 공무원은 그저 ‘공무원’일 뿐이고, 전라도 공무원은 ‘전라도 공무원’일 뿐일까? 《멍텅구리, 세상을 바꾸다》를 아이들하고 소리를 내어 함께 읽었다. 조금 아쉬운 대목이 있으나 매우 잘 쓴 글이다. 《말하는 떡갈나무》하고 《어머니의 얼굴》은 이 글보다 한결 빛난다고 느끼는데, 그래도 《멍텅구리》 이야기는 오늘 우리나라를 둘러싼 실랑이를 꿰뚫는 곧은빛이 흐른다고 느낀다. 어쩐지 우리나라는 벼슬꾼(정치꾼)이 책을 내면 너무 잘 팔리는데, 벼슬꾼 책이 아닌, 《멍텅구리》와 《떡갈나무》와 《어머니》 같은 아름다운 ‘조르주 상드’ 동화책부터 읽을 수 있기를 빈다.


#George Sand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사전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내가 사랑한 사진책》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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