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4.7.


《글쓰는 여자의 공간》

 타니아 슐리 글/남기철 옮김, 이봄, 2016.1.28.



글월을 부치러 고흥읍으로 나간다. 길과 버스에서 글을 쓴다. 읍내를 거닐며 읽을 책을 깜빡 잊은 터라 ‘걷는읽기’를 할 수 없기에 ‘걷는쓰기’를 한다. 서두르려는 마음만 아니라면, 누구나 걷는읽기에 걷는쓰기를 넉넉히 할 만하다. 문득 생각해 본다. 요즈음 ‘인문강의’가 꽤 많은데, “누구나 언제 어디에서나 글쓰기와 책읽기”를 하는 이야기를 펴고 함께 배울 수 있기를 빈다. 따로 틈을 내어 쓰고 읽어도 보람차고, 틈이 없으면 밥을 하거나 빨래를 하다가도, 버스를 기다리다가도, 버스를 타고 움직이다가도, 길을 걸으면서라도, 얼마든지 읽고 쓰면서 우리 스스로 사랑하고 살피는 하루를 지을 수 있다. 《글쓰는 여자의 공간》을 읽는 내내 대단히 아쉬웠다. ‘글쓴이가 좋아하는 글순이’라면 더 마음을 기울여서 여미지만, ‘글쓴이가 그닥 좋아하지 않는구나 싶은 글순이’라면 무척 어정쩡하거나 두루뭉술 다루고서 지나가 버린다고 느꼈다. 이럴 바에는 “내가 좋아하는 글순이”만 다룰 노릇 아닌가? 그나저나, 글순이나 글돌이 모두 똑같다. 돈·이름·힘이 있으면 따로 글칸(서재·작업실)이 있되, 웬만한 순이돌이 모두 ‘부엌’이나 ‘길’이나 ‘아이곁’이 글칸이다. 나도 웬만한 글은 부엌과 길과 아이곁에서 썼다.


#Wo Frauen ihre Bucher schreiben

#TaniaSchlie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사전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내가 사랑한 사진책》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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