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4.6.
《윤동주 연구》
마광수 글, 철학과현실사, 2005.5.10.
아침버스로 벌교를 거치고 고흥읍으로 온다. 해날(일요일)인 터라 오늘 시골버스는 하루에 하나 지나간다. 12:40에 마을앞으로 돌아갈 시골버스를 2시간 남짓 기다린다. 해날에는 택시조차 거의 없으니 그야말로 뚜벅이는 발이 묶인다. 그렇지만 볕바른 자리를 찾아서 벚나무 곁에서 손글을 쓰면서 보낸다. 벌이 꽃가루받이를 하는 소리를 실컷 듣고서 집으로 돌아갔고, 곧바로 드러누웠다. 두 시간쯤 뻗었다가 일어나서 비로소 씻고서 한끼를 먹고는 다시 뻗는다. 별밤에 일어나니 소쩍새 노래가 온마을을 쩌렁쩌렁 울린다. 《윤동주 연구》를 읽었다. 무척 잘 쓴 글이라고 느낀다. 윤동주 노래가 읽히는 곁에 이 책을 놓는다면, 한결 깊넓게 삶빛을 헤아릴 만하겠다고 본다. 그래도 좀 아쉽다면, ‘연구·분석’보다는 ‘읽기’에 더 마음을 기울이면 훨씬 빛났으리라 본다. 아무래도 ‘대학교 학술논문’이라는 틀로 가려고 하면서 ‘읽기’보다는 ‘뜯기(뜯어내어 파헤치기)’에 더 마음을 기울였는데, 모름지기 글을 쓰는 사람은 ‘삶(사회)을 뜯으려는 마음’이 아니라 ‘삶을 헤아리려는 눈빛’이다. 별을 헤아리는 노래이듯, “별을 헤아리는 노래”를 헤아리는 손끝으로 차분히 글을 가다듬을 수 있는 뒷사람이 나올 수 있을까?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사전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내가 사랑한 사진책》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