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말 / 숲노래 책넋
2025.4.4. 가시어머님, 이제 책을 읽으셔요 (8:0 탄핵)
“책을 읽는 사람” 가운데에는 탄핵을 반대하는 사람이 5푼(5%)이 안 되리라고 여러모로 헤아려 보곤 한다. 뭘 믿고서 이렇게 말하느냐고 묻는 분한테는 “여태까지 살며 지켜본 바로 말합니다” 하고 여쭌다.
“책을 읽는 사람”으로서 5푼인 분들이 어떤 목소리를 낸다면, 이분들 목소리는 귀담아들을 만하리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는 사람”으로서 탄핵을 반대하는 5푼이 있다면, 이분들은 우리 삶터에서 어느 빈곳을 짚는 눈을 이야기하고 싶다는 뜻일 테니까.
나는 마땅히 100푼으로 9:0이 나오리라 보았다. “어떻게 그렇게 확신하나요?” 하고 묻는 이웃님한테 “마땅하니까요. 아주 마땅하기에 걱정할 일도 조바심을 낼 까닭이 아예 없습니다. 우리는 마땅한 일은 으뜸길(헌법)을 다루는 일꾼한테 맡기고서, 우리 오늘을 그리고 우리 하루를 사랑하고 아이들 곁에서 숲살림을 짓는 마음을 펼 노릇입니다.” 하고 여쭌다.
우리나라에는 어리석은 사람도 많도, 안 어리석은 사람도 많다. “책을 읽는 사람”이라서 다 어질지 않고, “책 안 읽는 사람”이라서 다 어리석지 않다. 바람맛을 느끼면서 날씨를 읽는 사람이라면, 책을 안 읽어도 어질다. 바람맛을 모르면서 날씨알림(기상예보)만 쳐다보는 사람이라면, 책을 많이 읽어도 어리석다.
그나저나 “책을 읽는 사람”이란, 날마다 5분이라도 스스로 틈을 내어서 종이책을 차분히 펼치는 매무새인 사람을 가리킨다. 하루라도 5분이라는 틈을 내지 못 하거나 않는다면 “책 안 읽는 사람”이다. 흙날이나 쉼날에 한꺼번에 몰아서 하루 내내 읽을 적에도 “책 안 읽는 사람”이다. “책을 읽는 사람”은 ‘몰아읽기’를 안 한다. “책을 읽는 사람”은 모든 하루를 스스로 그린 꿈을 바탕으로 일을 알맞게 하고서 알맞게 쉴 줄 아는 사람을 가리킨다. “책을 읽는 사람”은 날마다 알맞게 종이책을 펼칠 뿐 아니라, 사람책과 나무책과 숲책과 들책과 바람책과 흙책과 꽃책과 벌레책과 나비책과 새책과 개구리책을 두루 읽는다.
아직 “책 안 읽는 사람”이 곁이나 둘레이 있다면, 이 나라에 어리석은 사람이 아직 수두룩하다고 하더라도, 비록 책을 안 읽느라 어리석은 사람이어도, 우리 삶터 곳곳을 이루는 든든한 기둥이라 여기면서 차분히 이야기로 풀고 품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어리석은 ‘한집사람’과 ‘곁사람’을 생각해 보자. 먼발치에 있는 어리석은 남들은 쳐다보지 말고서, 먼저 우리 가까이에 있는 “아직 어리석지만 착하고 참한 사람”을 마주하자. 어리석기에 나무라거나 핀잔을 하지는 말자. 더 차분히 더 상냥히 더 느긋이 더 이야기를 들려주고 듣자. 천천히 마음을 풀고서 새길을 바라보라고 북돋우자. 아기는 젖을 먹을 수밖에 없다. 아기가 밥을 못 먹는다고 나무랄 수 없다. 아기가 수저를 못 쥔다고 다그칠 수 없다. 아기한테 젖을 물리면서 나긋나긋 북돋우듯, 우리 둘레에 있는 모든 어리석은 사람들이 “책을 읽는 사람”으로 천천히 피어날 수 있도록 손을 내밀고 어깨동무를 하자. 이러면 된다.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