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불멸의 그대에게 15
오이마 요시토키 지음, 김동욱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21년 7월
평점 :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3.28.
책으로 삶읽기 1010
《불멸의 그대에게 15》
오이마 요시토키
김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21.7.31.
《불멸의 그대에게 15》(오이마 요시토키/김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21)을 돌아본다. 한글판으로는 어느새 스물석걸음이 나오지만, 스무걸음부터 더는 안 읽는다. 열아홉걸음까지 억지로 읽다가 손을 놓았다. 기나길게 그려내야 할 줄거리일 수 있으나, 굳이 끌고 끼워넣고 샛길로 빠지면서 어지러운 줄거리일 수 있다. 여러모로 보면, 그림님 스스로 ‘싸움 모습’과 ‘죽이고 죽는 모습’과 ‘찢어지고 터지는 모습’을 낱낱이 그려내는 재미에 맛을 붙였다고 여길 만하다. 무엇보다도 “총칼(전쟁무기)이 있어야 싸움(전쟁)을 막는다”는 마음이 바탕이라고 느낀다.
호미와 낫과 쟁기를 건사하는 사람은 호미와 낫과 쟁기로 흙을 일구는 길을 생각하고 찾으면서 살림을 짓는다. 총과 칼을 건사하는 사람은 언제 총과 칼을 써야 할는지 헤아리면서 총과 칼을 훌륭히 다루는 데에 마음과 품과 힘과 삶을 쓴다.
왜 총칼로는 싸움을 못 끝내겠는가? 왜 총칼로는 더 끔찍하고 사납게 죽이고 죽는 짓을 잇고 마는가? 이 대목을 생각할 노릇이다. 서울(도시)이 크면 클수록 갖은 말썽이 더 크다. 배움터(학교)에 아이들을 더 오래 묶을수록 오히려 아이들은 더 못 배운다.
나무와 풀이 어떻게 푸르게 자라는지 지켜보면서 배울 노릇이다. 애벌레가 어떻게 날개돋이를 하는지 바라보면서 배울 노릇이다. 배우며 익혀서 삶으로 풀어낼 길을 줄거리로 다루지 않는다면, 글이건 그림이건 빛꽃(사진)이건, 다 장삿속에 사로잡힌 굴레라고 느낀다.
ㅍㄹㄴ
“미모리. 힘들면 달아나도 괜찮아. 물러나지 않음 이길 수 없을 때도 있는 거야.” (25쪽)
“잠깐 잠깐, 방금 얘기 안 들었어? 죽고 싶어 하는 인간을 되살려서 어쩌자고. 의미 있어? 그게.” (126쪽)
“그때였어. 내가 미모리 안에 들어간 건. 벌써 그럭저럭 4년. 엄마가 기분이 나쁠 때면 내가 미모리와 교대해 그 스트레스를 대신 받아줬지. 그동안의 기억은 미모리한텐 남지 않아. 하지만 그것만으론 미모리를 구원할 수 없었어.” (137쪽)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