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3.8.


《20세기형 인간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대 열어라》

 손석춘·강만길 이야기, 알마, 2012.10.10.



아침부터 구름이 짙다. 하룻내 하얀날이다. 이슬비가 듣는 동 마는 동 하다. 우리 집에서는 첫쨋달부터 멧개구리가 깼고, 요즈막에도 군데군데에서 개구리 울음소리를 듣는다. 셋쨋달이고, 봄비도 내렸고 흙이 녹으면서 푸릇푸릇 봄풀이 돋고, 벌과 파리도 한둘씩 나타난다. 개구리가 깨어날 만하다. 《20세기형 인간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대 열어라》는 책이름이 길지만 두께는 얇다. 손석춘·강만길 두 분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여겨서 가만히 읽다가 놀랐다. 북녘을 드나들며 ‘고은’이 술에 절어 시를 읊은 이야기까지 나오는데, 참 추레하다. 북녘에서까지 혀가 고부라져서 말도 제대로 못 했다는 고은이라니, 왜 이런 고은을 제대로 못 나무랐는가? 그러나 고은 하나뿐일까. 글쓴님은 노무현·김대중은 나무라지 못 하고 “딱하다”고만 말하면서 이명박·박근혜만 나무란다. 그런데 넷 다 나무라야 하지 않을까? 네 사람이 어느 대목에서 아쉽거나 안타까웠는지 똑바로 짚을 때에 비로소 아이들한테 앞날을 밝히고 물려줄 수 있다. ‘그들’만 탓해서는 새길을 못 연다. 남한테만 비출 거울이 아닌, 우리 민낯부터 들여다볼 거울이어야지 싶다. 술은 집에서 조용히 혼자 드시고, 몸소 책숲마실을 다니면서 마을을 느끼고 읽어야 할 텐데.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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