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5.3.21.
숨은책 1027
《들불여성문고 1 오늘 씀바귀꽃으로 살아》
편집부 엮음
들불
1988.8.22.첫/1989.3.30.고침4벌
적잖은 분이 ‘꽃’을 순이(여성)를 빗대는 말로 잘못 압니다. 꽃은 순이돌이(여남)를 모두 가리킵니다. 꽃에는 암꽃과 수꽃이 나란하니까요. 순이는 순이꽃이요, 돌이는 돌이꽃입니다. 저마다 꽃으로 태어난 아름다운 숨결입니다. ‘나’하고 ‘너’는 다른 몸빛이지만, 숨빛으로는 나란히 하늘빛입니다. 그래서 우리말에서는 ‘나 + 너 = 우리’입니다. 우리말에서 ‘우리’는 ‘울’을 가리키는데, ‘하늘 = 한 + 울’인 얼개입니다. “크게 아우르는 곳”이기에 ‘하늘’이요, 너랑 나를 나란한 숨빛으로 바라보면서 마주하기에 ‘우리’입니다. 《들불여성문고 1 오늘 씀바귀꽃으로 살아》는 처음 나올 즈음 무척 눈길을 받고 손길을 탑니다. 오랜 사슬나라에서 억눌리고 짓밟힌 사람빛을 되찾자고 나서는 사람들 작은목소리를 담아낸 꾸러미입니다. 어느새 마흔 해 즈음 흘렀으니 까마득하다고 여길 수 있는데, 이 꾸러미에 담긴 줄거리 가운데 이제 바뀐 대목이 있고, 아직 먼 대목이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풀 대목이 있어요. 온누리 모든 나라를 보면, “아이를 나라(정부)에 맡길수록 아이는 더 아이답지 않을 수 있다”고 느낍니다. 모름지기 “어버이한테서 사랑받으려고 태어난 아이”인데, 적어도 열두 살까지는 모든 어버이가 집에서 아이를 맡아서 사랑을 물려주고 가르친 뒤에, 열세 살부터 차분히 ‘마을배움터’에 모여서 살림을 익힐 노릇이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러니까 어느 집에서건 아이를 열두 살까지 사랑으로 품을 만큼 “나라가 살림집을 이바지하는 몫”이어야 합니다. 어린이집·배움터에 돈을 쏟아붓는 얼개가 아닌, “아이를 낳아 돌보는 집”에 밑돈을 대야 나라다운 얼개입니다. 이렇게 두 어버이가 아이를 돌아보고 살피는 길로 바꾸어야, 젊은 순이돌이 모두 어깨동무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스스로 알아보고 익힐 테지요.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