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3.9.


《이토 준지의 고양이 일기 욘&무》

 이토 준지 글·그림/장혜영 옮김, 대원씨아이, 2010.3.15.



옆집 밭으로 우리 집 후박나무가 그늘이 지고 잎이 떨어진다고 한다. 울타리 너머로 뻗은 가지를 톱으로 자른다. 굵다란 가지를 자르다가 생각한다. 옆집 밭을 우리 보금자리로 품으면 우람하게 선 후박나무 가지를 잘라야 할 일이 없겠지. 무럭무럭 크는 나무를 사랑하려면 땅을 널찍하게 건사해야겠구나. 나무만 볼 일이 아니고, 땅만 살필 일이 아니다. 나무와 땅, 여기에 나와 곁님과 아이들, 우리 보금자리와 마을과 들숲바다, 푸른별과 파란별로 다르게 가리키되 하나를 그리는 이름, 고루고루 마음에 담을 적에 푸른들과 파란하늘을 짓고 누리는구나 싶다. 《이토 준지의 고양이 일기 욘&무》를 꽤 예전에 읽고서 잊었다가 모처럼 되읽었다. 고양이나 개를 그리는 분이 무척 많은데, 곁짐승을 헤아리고 살피고 사랑하면서 담는 붓끝이란 언제나 애틋하면서 따뜻하구나 싶다. 그리고 ‘이토 준지’는 그야말로 이토 준지답게(?) 고양이를 그리는구나 싶고, 곁님을 그릴 적에 눈알을 안 그리는 붓놀림도 재미나다. 가만히 보면, 이토 준지는 이토 준지로서 그려야지. 너는 너대로 보고 그릴 노릇이다. 나는 나로서 보고 그릴 노릇이다. 저마다 나로서 너로서 우리로서 어울릴 적에 이 별에 즐겁게 노래하는 사랑이 싹트고 자란다고 느낀다.


#いとうじゅんじ #伊藤潤二 #伊藤潤二の猫日記 #よん&む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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